[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러시아 인사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해고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사진=AP/뉴시스> |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CNN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성명을 통해 자신이 러시아 측 인사를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전날 NYT는 트럼프 주니어가 당시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약속받고 지난해 6월 9일 러시아 정부와 관련 있는 러시아 변호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보도로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트럼프 주니어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그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13년 미스유니버스대회에서 알게 된 지인이 당시 만남을 주선했으며 만남 전까지 상대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가 만난 인사는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라는 변호사로 확인됐다.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는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러시아와 관련 있는 개인들이 민주당전국위원회(DNC)와 클린턴 전 장관에게 자금을 대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의 발언이 모호했고 해당 정보를 뒷받침하는 세부사항도 없어 의미 있는 정보가 없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만남에는 트럼프 주니어뿐만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제러드 쿠시너와 당시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도 동석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그날 만남이 20~30분 정도에 그쳤으며 자리를 주선한 지인이 시간을 빼앗은 것을 사과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후 추가 접촉은 없었고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 만남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 사건을 코미 전 국장의 기밀 유출 탓으로 돌렸다. 그는 트위터에서 "제임스 코미가 '기밀 정보'를 언론에 흘렸다"면서 "이것은 매우 불법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이번 폭로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 타격을 주고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러시아와 결탁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한편 러시아 크렘림궁은 주니어 트럼프 등 트럼프 측 인사들과 러시아 변호사와의 만남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