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삼성 美가전공장 설립에 철강가공센터 투자 검토
부산 여섯 번째 도금강판라인 투자, 후판라인 매각 조기 마무리
[뉴스핌=전민준 기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대책으로 '현지 투자'를 제시했다.
장 부회장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동국제강의 차후 경영전략에 대해 밝혔다.
장 부회장은 "한미FTA 재협상 등 위기가 커지면서 해외 추가 투자는 검토 중이다"며 "삼성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가전공장을 짓는다고 하는데 우리도 멕시코 법인을 축소하고 현지 코일센터 설립을 고려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임금이 비싼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게 쉽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처럼 수출만 할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라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사진=동국제강> |
코일센터는 제철소로부터 구매한 가전강판을 가공해 최종 수요처인 가전사에 납품하는 곳이다.
동국제강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가전강판인 '컬러강판'을 해외에 있는 철강 가공센터로 보낸 뒤 가공을 거쳐, 삼성전자‧LG전자 현지공장에 공급 중이다.
동국제강은 현재 멕시코와 태국, 인도 등 3개국에 각각 코일센터 1개씩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미국에 코일센터를 설립할 경우, 현대제철에 이어 두 번째로 현지에 철강가공공장을 갖는 것이다.
장 부회장은 "현재 미국 반덤핑 관세 위협에 노출돼 있는 동국제강의 철강제품은 23개 이상이다"며 "차후 미국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도금강판설비(CGL) 투자를 조기에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여섯 번째 냉연설비 본체는 매입 완료했고, 부속설비 구매만 남겨두고 있다"며 "조기에 착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부산공장에 5기의 CGL에서 생산한 도금강판을 소재로, 가전용강판인 컬러강판을 만든다.
장 부회장의 발언은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만들 수 있는 체제를 한 공장에 갖춰 원가절감과 생산효율성 향상을 달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후판 설비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에 장 부회장은 "팔고 싶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속도가 더디다"고 전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공급과잉 설비인 포항2후판라인 가동을 중단, 매각 추진했지만 약 1년째 소식이 없다.
창립63주년을 맞아 내세운 키워드로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시했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에는 부국강병을 강조했고 올해는 부서장과 직원들 모두 고객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말할 것이다"고 말했다.
장세욱 부회장은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부재중인 장세주 회장의 동생이다. 1996년 2월 동국제강그룹에 입사했으며, 2004년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장을 맡으면서 그룹 혁신 부문을 총괄했고, 2007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 말에는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장 부회장은 작년 1월 유니온스틸이 동국제강에 흡수합병 되면서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경영을 맡아오다 같은 해 6월부터 형인 장세주 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인 수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