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철근 이어 고부가 철근도 '한국 공습'
동국제강‧현대제철 겨냥.. "연 10만여톤 팔겠다"
[뉴스핌=전민준 기자] 중국산 고부가 철근이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했다.
일반 철근에 이어 고부가 철근에서도 중국이 공습을 시작하면서 동국제강‧현대제철 등 관련기업에 타격이 예상된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중위권 철강기업인 '사강', '영강', '일조강철' 등 3개사는 지난 5월 말 국내 중견 건설사들과 코일철근 구매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이들이 계약한 물량은 월 8000톤(t).
중국산 코일철근은 지난 2016년부터 수입‧판매되고 있지만, 5000t을 넘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조강철 관계자는 "시장 조사 결과 연간 10만t까지 판매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승덕이라는 중국 철강사만 코일철근은 공급했는데, 그 숫자가 올해 4개로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코일철근은 기존의 막대 모양이 아닌 실타래처럼 둘둘 말아 놓은 형태의 철근이다. 코일철근은 효율적인 가공이 가능하고, 일반 철근과 달리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 낭비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일반 철근보다 t당 6~7만원 비싸지만, 코일철근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이유다.
코일철근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50만t이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각각 1,2위다.
국산 기준 코일철근 가격은 t당 67만원이다.
반면,중국산 코일철근은 t당 60만원으로 국산보다 7만원 싸다. 품질도 국산과 비슷해 국내 건설사 입장에선 중국산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
업계에서는 중국산 코일철근의 품질향상을 국내 시장 대량유입의 원인으로 꼽는다. 눈높이가 높은 국내 고객사 공략을 위해선 품질과 가격을 만족시켜야하기 때문이다. 실제 승덕과 일조강철, 사강, 영강 등 4개사는 지난 4~5월, KS품질인증을 취득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까다로운 한국의 품질기준을 만족시킨 중국 기업들 진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은 한국에서 인식 변화에 성공한 셈이다"고 전했다.
승덕과 일조강철, 사강, 영강 등은 용광로 설비를 갖춘 중국 20위권 철강기업이다.
해당 기업들은 서울에 지사를 설립, 지방까지 확대하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을 경쟁상대로 꼽았다.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산 코일철근의 국내 상륙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철강기업은 내년부터 월간 1만2000t의 코일철근을 수입 판매할 계획이다. 또, 일반철근과 패키지 판매도 고려하는 중이다.
하지만 동국제강, 현대제철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수입산 만큼 가격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형태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위협수위가 높아졌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강력 대응 할 것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