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 아파트, 감정값 대비 낙찰가액 모두 하락
집값 상승세 하락..시장 불확실성에 투자수요 잠잠
[뉴스핌=이동훈 기자]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강남지역이 재건축을 중심으로 투자열기가 한풀 꺾이자 아파트 경매시장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달새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
향후 주택가격이 추가적인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 투자자들이 입찰가액을 낮추고 있어서다. 경매 입찰 전 감정평가는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 전에 결정된다. 이 때문에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분위기가 짙어지면 낙찰가액은 감정가를 밑돈다.
5일 부동산업계 및 법원경매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달과 비교해 모두 하락했다.
지난 6월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79.1%로 전달(93.1%)보다 14.0%포인트 하락했다. 감정가액 10억원짜리 아파트가 9억31000마원에 낙찰되다 7억9100만원으로 낮아졌다는 뜻이다.
서초구 아파트는 지난 5월 낙찰가율이 93.3%를 기록하다 6월에는 90.2% 후퇴했다. 같은 기간 송파구는 100.8%에서 98.5%로, 강동구는 110.9%에서 97.9%로 각각 하락했다.
6.19 대책 이후 서울지역의 경매 열기가 가라앉았다. 규제 대책으로 투자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집값이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5월 서울 25개 자치구 중 7곳이 낙찰가율 100% 이상을 기록했다. 6월에는 낙찰가율 100%가 넘는 지역이 3곳으로 줄었다.
아파트값 상승률이 둔화됐고 일부 지역은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평균 0.10% 올랐다. 전주(0.12%)보다 상승폭이 소폭 줄었다. 강남은 0.07% 올라 전주 0.08%보다 줄었다. 강동구는 0.01% 떨어져 12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강남 재건축 단지는 매도호가가 한달새 2000만~3000만원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면적 76㎡가 15억원선을 유지하다 이달엔 14억8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와 강남구 개포시영, 은마아파트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새 정부가 처음으로 부동산 규제 대책을 발표하자 투자수요가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어디로 흘러갈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규제책이 나오면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 등도 시장에선 악재로 꼽힌다.
리얼인베스트먼트 최준서 부사장은 “한참 뜨겁게 달아오르던 주택경기가 한풀 수그러들자 경매시장에서도 상황을 지켜보려는 투자수요가 늘었다”며 “불확실성이 퍼져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을 제외하곤 전반적인 부동산 투자환경이 당분간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