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2017년 홍콩 찾은 본토 관광객 18배 증가
2017년 상반기 전년 대비 3배 증가, 여행업 회복 추세
[뉴스핌=홍성현 기자] 홍콩 주권 반환 20년을 맞이해 한때 주춤했던 중국 본토인의 홍콩 방문이 다시 늘어나며 홍콩 관광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1997년 7월 1일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되고 2003년 개별관광 허용 이후 중국 본토인의 홍콩 관광은 꾸준히 증가했다. 홍콩여행발전국(香港旅遊發展局)은 1997년 236만명에 불과했던 중국 본토인의 홍콩 여행이 2016년 4277만명으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홍콩 주권 반환 20년 동안 18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그러나 중국인의 해외 관광 목적지가 다양해지면서 홍콩을 찾는 중국 본토 관광의 인기가 최근 몇 년 시들해졌고, 홍콩 관광 업계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위기를 맞는 듯했던 홍콩 관광 시장은 올해 들어 다시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뤼마마(驢媽媽), 투뉴(途牛) 등 중국 여행업계에서 발표한 ‘2017년 홍콩 여행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을 방문한 중국 본토 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3배로 증가했다. 쇼핑이 대세였던 여행 목적도 점차 홍콩 명소들을 여유 있게 둘러보는 관광 위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사진= 바이두(百度)> |
◆ 가족단위 및 개별여행 증가,여행목적 쇼핑 → 관광
온라인 여행업체 투뉴(途牛)의 통계에 따르면, 홍콩 방문 본토 관광객의 특징은 ‘패션 트랜드에 민감한 26~35세 청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성별로는 여성 고객이 63%로 여전히 홍콩 여행의 주력군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남성 관광객의 비중과 2~12세 어린이 방문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여행사 뤼마마(驢媽媽)는 홍콩 방문 본토 관광객 중 남성 비중은 최근 3년 동안 10%포인트 늘어났고, 어린이 비중 역시 지난 2015년 14%에서 2017년 22%까지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가족단위로 홍콩을 찾는 본토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역별로는 지리적으로 홍콩과 인접한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출신 관광객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주말을 이용한 단기여행이 일상화되면서 ‘홍콩 디즈니랜드 1박2일’ 여행 등 각종 테마 여행 예약률이 높아지고 있다.
본토-홍콩 간 교통 인프라 개선으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점점 더 많은 관광객이 개별여행방식을 택하고 있다. 반대로 단체 패키지 여행객의 비중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뤼마마 여행 사이트 예약 집계에 따르면, 2015년 20%였던 패키지 여행 상품 예약 비중은 2017년 5%까지 대폭 하락했다. 반면 개별 자유여행은 2017년 상반기 기준 90% 이상을 차지하며 홍콩 여행 방식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쇼핑 위주였던 홍콩 여행 목적도 관광과 휴식을 위한 여행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환율 변화와 더불어 일본 등 국가가 새로운 쇼핑명소로 부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홍콩 관광지 입장권 예매율이 늘어나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지난 2015년 50%에 불과했던 입장권 예매율은 현재 70%까지 증가했다.
본토 여행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는 홍콩 디즈니랜드, 오션파크(해양공원), 타이핑산 빅토리아피크, 마담투소 박물관, 스카이100 홍콩 전망대 등이 있다. 특히 양대 테마공원은 중국 본토 여행객의 주요 관광지로 꼽힌다. 뤼마마 사이트 집계 홍콩 디즈니랜드 예매율은 최근 2년 새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오션파크 예매율 역시 8배로 늘었다.
◆ 사드 영향 및 재방문자 증가, 홍콩 여행업 경기 회복 조짐
중국 여행업계에서 발표한 ‘2017년 홍콩 여행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을 방문한 중국 본토 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3배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사드 갈등 이후 중국 본토 관광객이 한국의 차선책으로 홍콩을 택하면서 올해 홍콩 여행업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재방문객(2회 이상 방문) 비중이 늘어나고 소비구조가 업그레이드 되는 것도 홍콩 여행업 경기 회복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가족여행, 휴가 및 힐링 여행을 목적으로 홍콩을 다시 찾는 본토 관광객이 많아졌기 때문.
투뉴 여행사이트는 최근 1년 홍콩을 2회 이상 찾은 본토 관광객이 전체의 14%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여행객 7명 가운데 1명이 매년 2회 이상 홍콩과 본토를 오간다는 얘기다. 재방문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1인 여행객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1인 여행객이 전체의 30%였고, 2인동행과 3인이상 동행 여행객은 각각 20%와 50%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밖에 크루즈 여행이 홍콩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뤼마마 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홍콩 크루즈 여행객 수는 2015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여름 휴가시즌이 다가오면서 ‘선전-홍콩-선전 2박3일’, ‘청두-홍콩-가오슝-타이베이-홍콩-청두 5박6일’ 등 홍콩 크루즈 여행 예약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