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장충기·황성수 朴재판서 증언거부권
7월3일 예정 이재용 부회장도 증언거부 전망
[뉴스핌=이성웅 기자] 삼성 고위 임원들의 잇따른 증언 거부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 진행이 답보상태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부터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25차 공판을 진행한다. 이날 공판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증인신문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출석 예정 증인 모두 법원에 증언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재판부에 증언거부사유 소명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19일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역시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때문에 증인신문은 불과 35분만에 끝났다. 특검 측에서 박 전 사장을 압박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저지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대한승마협회 회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승마협회 부회장) [뉴스핌DB·뉴시스] |
박 전 사장을 비롯해 26일 출석 예정인 증인들은 모두 특검에서 '433억원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따라서 총 '457억원 뇌물'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서 증언할 경우 자신들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자칫 본인에게 유리하게 증언을 했다가 위증으로 추가 기소될 우려도 있다.
우리 헌법에선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라는 규정을 둬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음을 명문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핵심증인들이 모두 증언을 거부할 경우 재판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현출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이다.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18가지 혐의 중 주된 혐의가 바로 뇌물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이기 때문에 검찰과 특검에서도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오는 7월 3일 증인으로 출석 예정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증언을 거부할 경우, 사실상 뇌물의 핵심 당사자들에 대한 증언은 듣기 힘들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박 전 사장이 증언을 거부했던 지난 공판에서 "증언 거부는 이재용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그룹 차원의 통일적 의견"이라며 "매우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로 사법제도 자체를 무시하는 삼성의 오만한 태도를 보여주는 일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