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S·신세계 등 내부거래 100% 계열사 보유
총수일가가 지분 보유한 비상사가 대부분
공정위 대기업 내부거래 실태 점검에 긴장
[편집자] 이 기사는 6월 21일 오후 4시3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장봄이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5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실태 점검에 본격 나서면서 해당 유통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도 불구하고, 매년 내부거래 비중이 늘어난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공정위의 점검 대상인 유통기업은 롯데·GS·신세계·CJ·현대백화점·이랜드·아모레퍼시픽·하이트진로 등이다.
21일 공정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통대기업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그룹은 내부거래 비중이 2014년과 15년 각각 13.9%에서 지난해 14.2%로 소폭 증가했다. GS는 2014년 4.3%에서 2015·16년 5.1%로, 신세계도 같은 기간 9.3%에서 10.4%, 11.8%로 증가 추세다.
내부거래 비중이 낮아진 기업도 있다. CJ는 2014년 15.6%에서 2015년 15.2%로 0.4%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12.7%에서 12.6%로, 이랜드는 13.3%에서 13.1%로 각각 0.1%, 0.2% 줄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7.4%에서 7.3%로 낮아졌다. 하이트진로는 8.1%를 유지했다.
공정위의 내부거래 규제 대상은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대기업에 계열사 중 오너일가 지분이 30%(상장사)·20%(비상장사) 이상 보유한 곳이다. 공정위는 특정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가 오너 일가에 이익을 집중시키고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는 2015년 내부거래율 50% 이상인 계열사 수가 총 21개였는데, 비상장사인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매출 6025억3100만원 중 내부거래액이 5192만4300만원으로, 86.2%를 차지했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총수일가 지분율이 지난해 기준 24.8%였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10.45%, 신동빈 회장 6.82%,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각각 3.99%와 3.51% 지분을 소유했다.
GS의 경우 비상장 계열사 가운데 보헌개발과 GS ITM의 내부거래율이 각각 99.2%, 53.2%에 달했다. 보헌개발은 부동산 임대업체로 지난해 오너일가 지분율은 100%였다. 또 매출 15억7400만원 중 내부거래액은 15억6200만원이었다. GS그룹의 시스템통합(SI)업체인 GS ITM은 매출 2082억6100만원 중 내부거래액이 1107억700만원이었고, 오너일가 지분율은 93.3%였다.
CJ는 약 60개 비상장사 중 오너일가 지분율이 100%인 곳은 조이렌트카·씨엔아이레저산업 등이었다. 죠이렌트카는 내부거래율이 17.4%였으며 이재현 CJ그룹 회장 외숙부인 손경식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했다.
손 회장 지분율이 38.28%로 가장 높고 장남 손주홍 대표 31.39%, 장녀 손희영 이사 15.70%, 손 회장 부인 김교숙 대표가 14.63%를 가지고 있다.
또 비상장 계열사인 씨제이파워캐스트 내부거래율은 47.3%,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는 25.8%에 달했다. 내부거래액은 각각 401억9500만원, 2721억5100만원이었다.
씨제이파워캐스트는 이재현 회장 동생인 이재환 대표가 38.57%, 이 회장 장남 이선호씨가 16.9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는 CJ주식회사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 이선호씨가 17.97%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이재환씨는 14.83%, 이 회장의 딸 이경후씨는 6.91%를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 비상장 계열사인 이랜드월드의 내부거래액은 3163억1600만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17.9%였다. 총수일가 지분도 48.6%에 달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비상장 계열사 서영이엔티의 내부거래 비중이 33.2%였다. 매출 759억9400만원 중에 내부거래액은 252억5100만원이었다. 총수일가 지분은 99.9%로 나타났다.
업종별 내부거래 비중(2015년 기준)으로 봤을 땐 식료품 제조업은 평균 17.1%, 음료 제조업은 7.9%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4대 그룹에 대한 조사나 움직임이 우선적으로 있지 않겠는가. 내부적으로도 공정위 조사에 대해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대책을 고심 중"이라면서 "수직 계열화된 경우가 많아 불가피하게 내부거래 비중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규모기업집단의 내부거래와 관련 "법 위반 혐의가 발견되는 기업에 대해선 기업집단 규모와 무관하게 직권조사를 통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