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내 금융자산 5조-금융비중 40% 이상 검토
삼성 미래에셋등 비은행 금융계열사 보유 그룹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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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나래 기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상조 교수가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이 도입되면 기존 금융감독체제에서 제외돼있던 삼성 한화 미래에셋 등 비은행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기업집단)이 감독 대상이 된다. 이들 그룹의 자본적정성, 재무건전성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사진=청와대 제공> |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으면 지속가능한 글로벌 스탠다드의 방법인 금융통합감독시스템을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 개정 없이 금산분리를 명확히 하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은 금융위원회도 올해 준비하고 있다. 금융위는 그룹 내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이거나 그룹 내 금융자산 비중 40% 이상인 그룹을 감독대상으로하는 시스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해외의 경우 금융그룹별 통합감독시스템을 이미 오래전부터 도입했다. 호주의 건정성 감독 체계를 보면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 (Level 1), 동일 업종의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Level 2), 다른 업종간 혼합결합의 금융복합그룹에 대한 감독(Level 3) 등 세 단계로 구성돼 있다.
호주 뿐 아니라 미국과 EU 등 선진국에서도 1970년 이후 Level 2 감독을 원칙으로 하는 금융감독체계가 형성됐다. 1990년대 이후 방카쉬랑스 등 금융복합그룹의 등장으로 Level 2 감독을 보완한 Level 3 감독을 도입했다.
김 내정자는 그동안 업권별로 감독을 하게 되면 리스크 이전 등 금융그룹 리스크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룹 와이드 수퍼바이저'는 선진국 금융감독의 기본이라는 설명을 해왔다. 김 내정자는 미국의 경우도 스트레스테스트를 하면 금융그룹의 전체 BIS(자기자본비율)을 보지만 우리는 금융감독에 있어 개별금융회사에 대한 감독(Level 1) 밖에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행 감독체계를 대체할 수 있는 과도기적 노력이 전제로 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이 시행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55%(시가 19조원 이상)가 문제될 수 있다. 현행 감독체계에선 적격자본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통합감독 시스템에선 인정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적격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삼성전자 출자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미래에셋그룹도 대상이 될 수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9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을 정점으로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펀드서비스가 지주회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 등을 지배하는 구조이다.
현재는 금융지주회사가 아니라 개별 계열사만 감독을 받고 있지만 통합감독시스템에선 대상이 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가 사들인 호텔 등을 관리하며 수수료를 얻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었으나 내부거래로 규제 당할 수 있다.
김 내정자는 "금산결합그룹 자본적정성에 있어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는 적격자본에서 차감하지만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는 그룹감독기구가 재량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맞다"며 "과도기적인 부분을 고려해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는 적격자본에서 '완전 차감'보다는 '부분 차감'을 택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은 공정위와 금융위원회의 공조가 필요한 사안이다. 공정위만으로 재벌개혁 문제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상법 개정이나 금융위와 함께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금융통합감독 시스템 모범기준을 만들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