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중지 국제 중재 절차, 6개월~1년 걸릴 듯"
[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시바 제휴사인 웨스턴 디지털(WD)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도시바메모리) 매각 중지를 요청하는 중재 신청서를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제출하면서 도시바메모리의 매각 절차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 속으로 빠져 들었다.
도시바는 제휴 관계를 근거로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WD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만 월가의 전문가들은 상황이 WD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시바가 자금 난을 겪는만큼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15일 월가 금융전문매체 배런스(Barron's)에 따르면 서스쿼해나의 메흐디 호세이니 분석가는 "WD이 결국에는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에 성공할 것"이라면서, 아니면 도시바가 매각에 필사적임을 감안해 "공동 인수를 위해 제 3자와 파트너를 맺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WD와 도시바의 갈등을 '치킨게임'이라고 묘사하면서 WD의 중재 신청은 자금 난에 처한 도시바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호세이니 분석가는 "WD가 매각을 막기 위해 도시바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할 준비는 아직 돼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도시바가 중재 신청을 거부한다면 WD는 이 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웰스파고의 메이나드 엄 분석가 역시 호세이니 분석가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WD는 현금이 필요한 도시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다고 평가했다. 엄 분석가는 중재 신청이 "WD와 도시바를 가깝게 할지는 불확실하다"면서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분석가들은 ICC의 결정이 나오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즈호의 비제이 라케슈 분석가는 이 같이 전망하고 이는 반도체 매각 절차도 지연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케슈 분석가에 따르면 WD와 도시바 그리고 ICC가 중재 패널(panel)을 선택하는 데 1~2개월이 걸리며 패널 선택 후 도시바는 30일 이내에 응답을 제출해야 한다.
RBC캐피탈의 아미트 다랴나니 분석가는 전체 중재 과정에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전 사례를 고려해 "WD가 승리할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JP모간의 로드 홀 분석가는 도시바가 작년 제휴사 샌디스크를 WD가 인수했을 당시, 도시바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도시바메모리 매각 건에 대해 WD가 동의권(consent rights)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