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입영신체검사에서 얼굴과 목 부위 표피모반 있다는 이유로 퇴소 처분
[뉴스핌=김범준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공군학사장교 선발 시 용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하도록 한 규정을 공군참모총장에게 개정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
진정인 A씨는 지난해 공군학사장교시험에 합격해 장교교육대에 입소했다. 그러나 입소 후 실시된 입영신체검사에서 얼굴과 목 부위에 표피모반이 있다는 이유로 퇴소처분을 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표피모반(epidermal nevus)이란 피부가 색소 침착과 함께 사마귀 형태의 변화가 생기는 증상이다. 대부분 양성 종양이지만 드물게 악성이 발견되기도 한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공군 측은 "피해자의 턱과 좌측 볼·목 등에 표피모반이 광범위하게 관찰됐고, 옷을 입어도 외부로 많이 노출됐다"며 "공군 '일반신체검사' 규정에 따라 '추형'으로 분류됐고, 지휘·관리하는 장교업무에 제한이 따를 것으로 판단해 불합격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형은 신체 기능적 이상은 없으나 통상적인 용모와 달라 위화감이 생성될 수 있음을 뜻한다.
표피모반(epidermal nevus) 증세. <사진=http://regionalderm.com> |
이에 대해 인권위는 표피모반이 전염성이나 다른 질환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희박하고 기능적으로 이상이 없는데도 합리적 이유 없이 용모를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보았다.
인권위는 "장교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상황판단 능력, 장병과의 소통, 책임감 등이 종합적으로 발현되는 것"이라면서 "용모에 따라 리더십이 있고없고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용모에 관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 '다름'을 '틀림'혹은 '배제 및 불리하게 대우해야할 것'으로 보는 부적절한 인식에 기초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한편 공군 뿐만 아니라 육·해군도 피부종양에 따른 추형에 대해 매우 낮은 등급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이에 해당하는 지원자는 실질적으로 장교 선발에서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된다"며 이날 국방부장관에게도 개선을 권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