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차체, 방탄유리 등 넘사벽 성능
[뉴스핌=전선형 기자] 박진감 넘치는 영화 속 자동차 액션을 보고 있을 때 우리 몸에선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그리곤 주인공이 된 것처럼 움찔대면서 영화에 빠져든다. 그런데 가끔씩 의문이 든다. 빗발치는 총알을 막아주고 끊어진 다리를 넘던 그 차, 현실에서도 만날 수 있을까?
◆ 무너진 터널 속에서 35일을 버틴 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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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2018 K5.<사진=기아차> |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터널’. 무너진 터널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남자가 무려 35일 동안 자동차와 핸드폰에 의지하며 생존을 위해 사투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 보고 나오는 사람마다 하는 소리가 있다. “그 차 K5 아냐?”
영화 속에서 K5는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한다. 터널 붕괴로 콘크리트와 철근들이 무너졌음에도 K5의 강판은 온전한 모습을 유지한다. 때문에 하정우는 온전한 차 안에서 잠도 자고 음식도 먹는다.
실제 신형 K5는 미국의 IIHS(고속도로보험협회)에서 시행하는 지붕 강성 테스트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지붕 강성 테스트는 전복 상황에서 탑승객의 생존 공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으로, 차체 상부 일부분(5인치까지, 12.7cm가량)에 압력을 가해 공차 중량의 4배 이상 힘에도 생존 공간이 유지돼야만 우수(Good) 등급이 부여된다.
K5는 강판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기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1%를 적용했다. 차체 구조 간 결합력을 높이는 구조용 접착제 사용도 6배가량 늘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K5의 경우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안전성이 높다”며 “다만, 영화 터널에서도 자세히 보면 차 주변으로 약간의 공간 확보가 돼 있는 상태로 상황(무너짐의 정도)에 따라 (강판의 버팀 정도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총알도 막아주는 벤츠 S클래스 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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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S클래스 가드.<사진=벤츠> |
“이거 방탄유리야!”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에서는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주인공인 원빈이 악당 김희원이 타고 있는 차의 앞유리를 향해 총을 발사하지만 유리는 깨지지 않고, 이때 김희원은 원빈을 비웃으면서 이 말을 내뱉는다.
당시 김희원이 타고 있던 차는 ‘총알을 막아준다’는 벤츠 S클래스 가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영화에 등장하는 차는 가드 차량은 아니고, 방탄유리를 단 구형 S클래스 차량이라는 게 벤츠의 해명(?).
그러나 총알을 막는 차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지난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가 그 주인공. 영화 아저씨에서처럼 ‘방탄유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차량 전체 유리는 폴리카보네이트로 코팅했고, 그걸 여러 장 겹쳐 완벽한 방탄 기능을 완성했다. 또 차체와 외부 패널 사이에는 고강도 차체 구조물을 넣었으며, 패널 안쪽에는 방탄복에 사용되는 아라미드섬유 소재를 적용했다.
차를 움직이던 중 지뢰 등 폭발물로 인해 타이어가 찢어져도 기존 속도를 유지하면서 계속 달릴 수 있다. 이때 최대 속도는 100km다. 이 차는 불이 나도 걱정 없다. 트렁크에는 자동으로 화재를 진화하는 소화액이 들어 있고, 산소통을 싣고 다니며 화생방 공격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텀블링에도 멀쩡한 BMW 뉴 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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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M3.<사진-BMW> |
액션 영화의 진수 ‘미션 임파서블’. 이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차는 BMW다. 특히 5편 ‘로그네이션’에는 BMW가 뉴 M3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영화 속에서 뉴 M3는 주인공 톰 크루즈가 미션 수행을 위해 타고 다니는 주력 차로 나온다. 좁은 도심 골목길을 빠르게 지나가고, 도심 속 드리프트는 물론 계단 위를 날고도 멀쩡하게 주행하는 등 스포츠카가 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펼친다. 마지막에 몇 번의 텀블링 끝에도 안전하게 살아서 주행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은 뉴 M3라면 ‘가능할 법도 하다’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고성능 스포츠카인 뉴 M3는 6기통 터보차저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431마력과 최대토크 56.1kg·m의 괴물 같은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1초 만에 주파한다. 실제로 영화 속 M3는 수백 개의 계단을 내달려 내려가고, 시속 100km 이상 후진 질주하는 차로 등장한다.
BMW 뉴 M3는 날렵한 움직임과 빠른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차축을 제작했다. 앞 차축은 가벼운 알루미늄을 적용해 일반적인 강성 차축보다 5kg이나 무게를 줄였다. 또 알루미늄 보강판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등의 부품을 사용해 차량 강성을 높였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