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외 틈새가전 인기…1분기 판매량 쑥쑥
[뉴스핌=최유리 기자]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공기청정기뿐만 아니라 의류관리기, 전기레인지 등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22일 국내 최대 가전유통업체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 1분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급증했다. 신제품 출시 없이 계절적 영향만으로 판매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스타일러는 LG전자가 생산하는 대표적인 틈새 가전이다. 옷을 흔들어주는 '무빙행어'가 1분에 최대 200회 움직이면서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다.
또 물 입자의 1600분의 1만큼 미세한 스팀을 분사, 건조해 세균, 냄새 등을 없앤다. 이 과장에서 옷에 남아 있던 미세먼지를 95.9% 제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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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롬 스타일러 <사진=LG전자> |
미세먼지 제거 기능이 주목받으면서 스타일러는 지난 1분기 1만대 넘게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LG전자 홍보팀은 "최근 미세먼지와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타일러의 미세먼지 코스, 바이러스 코스 등 맞춤형 기능들이 인기를 끌었다"면서 "일반 가정뿐 아니라 호텔, 리조트 등 고급 숙박 시설에서도 스타일러를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서울 지역 미세먼지 농도 '나쁨' 발생 일수는 14일이었다. 2015년 5일, 2016년 2일에 비해 크게 늘었다. 5월에도 전국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일수가 9~10일로 예상돼 미세먼지 영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세먼지는 전기레인지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세먼지 영향으로 환기가 어려워지면서 가스레인지에 비해 일산화탄소 등 유해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전기레인지 인기를 끌어올렸다.
롯데하이마트 집계결과 지난 1분기 전기레인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지난해 55만대 수준이었던 전기레인지 시장은 2020년 8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스타일러처럼 전기레인지는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틈새 가전이다. 유럽의 경우 보급률이 90%에 육박하지만 국내는 가스레인지가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내 공기 오염도가 낮고 관리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가스레인지를 대체하고 있다.
전기레인지 시장에선 SK매직, 쿠쿠전자 등 중견 가전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SK매직은 지난해 전력 사용량을 낮춘 'K플러스 전기레인지'를 선보인 것에 이어 IoT(사물인터넷) 기능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기레인지 매출이 117억원에서 353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 쿠첸도 최근 신제품인 '미라듀어 프리인덕션 하이브리드'를 내놨다. 스마트 센서로 조리 용기의 크기와 위치를 인식해 가열하는 프리존 화구와 용기 제약이 없는 하이라이트 화구를 접목시켰다.
쿠첸 관계자는 "환기가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 실내 공기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전기레인지를 찾는다"면서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은 청소가 쉽거나 안전하다는 이유를 장점으로 꼽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전기레인지 라인업을 갖추면서 시장 파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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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델이 ‘전기레인지 인덕션’과 ‘셰프컬렉션 인덕션 전기레인지’를 활용해 요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셰프컬렉션 인덕션 전기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인덕션'을 출시했다. 상판 아래 발광다이오드(LED)를 탑재해 가상 불꽃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불꽃 크기에 따라 작동 여부와 화력을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도 화력을 강화한 전기레인지 신제폼 3종을 선보인 것에 이어 유해가스 발생을 줄인 가스레인지를 추가했다. 가스로 만든 불꽃 대신 복사열과 빛으로 상판을 가열해 기존 가스레인지보다 방출되는 일산화탄소 양을 줄여주는 게 특징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특수가 가전업계를 먹여살리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공기청정기 등 건강과 직결된 가전뿐 아니라 의류건조기, 관리기, 전기레인지 판매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