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0.2%p 상향조정…"경기 급락 위험 완화"
"현 시점 추경 불필요…한미FTA 재검토 우려 크지 않아"
투자 부진 등으로 2018년엔 2.5%로 성장률 하락 전망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2%p 높였다.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경제도 수출 호조에 따른 투자 개선 등 우려했던 것보다는 하방위험이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당장은 재정정책보다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유지하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이다.
KDI는 18일 '2017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6%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12월 발표한 전망치 2.4%보다 0.2%p 상향 조정된 수치다. 4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KDI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그 해 5월 2.7%에서 0.3%p 내렸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2017년의 경우 세계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가운데,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으로 인해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둔화되겠지만, 건설 및 설비투자 전반이 올라가면서 성장률은 조금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0.2%p 올렸다고 해서 경제가 좋을 거란 의미는 아니고, 위험요인이 다소 완화됐다는 수준"이라며 "급락할 위험이 완화됐다는 것이지, (경기가) 치고 올라갈 모멘텀은 없기에 2016년 2.8%에 비해선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KDI는 2018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로는 2.5%를 제시했다.
수출과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대체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 전반이 점차 둔화되면서 2017년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소폭 하락할 것이란 판단이다.
2017~2018년 경제전망(전년동기 대비, %, 억달러).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그러면서 KDI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거나, 우리 경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경제의 마지막 보루로서 재정을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태 부장은 "재정정책은 향후 경기 추이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새 정부의 국정과제 수행에 따른 재정부담은 신중한 계획 하에 단계적으로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즉, 유력 대선 주자를 비롯한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주장에 반대한다는 것.
김성태 부장은 "원칙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며 "추경은 단기적인 경기 대응 방안으로, 이 목적 하에서 추경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이날 언급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추진'과 관련해선 KDI는 크게 걱정할 게 못된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부장은 "올해 성장률에는 영향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한·미 FTA 언급이 예상보다 일찍 오긴 했지만, 전면적 재협상보다는 특정 분야에 대한 개선 협상이 될 전망"이라며 "본격 협상까지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고, 무엇보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우리도 (우리가 유리한 부분에 대해) 좀 더 냉정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