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반도체 사업 제3자 양도 인정하지 않아"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가 자금난 해결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 매각에 급제동이 걸렸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매각과 관련한 모든 회의와 의사결정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매각 급제동은 지난 9일 반도체사업 제휴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 이사회에 의견서를 보내 독점교섭권을 요구한 가운데 나왔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도시바 의사회에 보낸 의견서에서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이 계약 위반 소지가 있으며 매각 전에 자사와 독점적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0년 도시바와 제휴를 맺은 WD는 현재 도시바 메모리의 주력 공장인 미에현 욧카이치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지난 12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WD는 서한에서 제휴관계가 규정된 계약에 따라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을 제 3자에 매각할 때 WD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밀리건 CEO는 또 인수전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잠재인수자들의 적합성과 제시 인수가격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브로드컴의 입찰을 받아들인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이 같은 WD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전문가는 웨스턴디지털의 주장으로 기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RBC캐피탈마켓의 아미트 다르야니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WD이 합작 투자와 관련된 모든 거래의 찬성 또는 반대에 대한 동의를 포함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WD가 사업 매각에 반대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반도체의 매각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소식통을 통해 예상한 바 있다.
현재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적정가치는 1조5000억~2조엔(15조6100억~20조8200억원 상당)으로 추산되고 있다.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한국의 SK하이닉스,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등 4곳의 해외 업체가 거론된다.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달 말 마감한 입찰에서 SK하이닉스, 브로드컴은 2조엔의 입찰가를 써냈다. 홍하이정밀공업은 최대 3조엔을 제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D은 이들보다 낮은 입찰가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