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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보다 시너지'…최태원 SK 회장, 도시바 본입찰 승부수

기사입력 : 2017년04월14일 10:40

최종수정 : 2017년04월14일 10:40

경쟁사 천문학적 인수가격 제시에도 사업적 시너지 고려해 완주 의지

[뉴스핌=최유리·정광연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부문 입찰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인수전에서 가격보다는 사업적 시너지를 내세워 완주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13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 사회적기업가MBA 특강에서 "도시바 입찰은 아직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바인딩(binding) 입찰이 아니기 때문에 금액은 큰 의미가 없다"며 "바인딩 이후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 <사진=SK그룹>

최 회장이 대규모 인수건에 대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전에서 중도 포기 없이 완주할 것이라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도시바 인수전은 SK하이닉스와 대만 홍하이정밀공업,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등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홍하이정밀공업이 최대 3조엔(약 31조원)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SK하이닉스 입찰가로 추정되는 2조엔(약 20조7000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일본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는 그간 신중론을 유지해왔다. 자금력은 충분하지만 인수 시너지를 제대로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 신중론의 배경이다.

하지만 최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완주 의지를 밝힘에 따라 향후 적극적인 태도 전환이 예상된다. 경쟁사의 천문학적인 인수 가격 제시가 인수 성공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만큼 사업적인 시너지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는 진단이다. 사업적 시너지를 통해 본입찰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향후 성장 동력으로 삼은 낸드플래시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남아 있는 메모리 반도체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으로 저장,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늘면서 필수적인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4세대 3D 제품이 가장 최신 기술인데 이를 양산 중인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제품을 올해 상반기 중 개발 완료한다는 목표다. 개발 이후 고객사 샘플링 등을 거쳐 양산까지 걸리는 시기를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1년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비해 도시바는 올해 상반기 중 4세대(64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이다.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추격에 속도를 낼 수 있고 도시바는 자금력이 탄탄한 회사를 전략적 파트너로 둘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4조1360억원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5361억원을 달성했고 현금창출력을 뜻하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을 50%를 기록했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상무는 "3D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이 좋다"면서 "삼성이 독주 체제를 달리고 있는 시장에서 자체 기술 개발보다는 해당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이 손을 잡는 것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IB업계 관계자도 "M&A(인수·합병)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들어간 비용 대비 효용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면서 "무리한 돈을 쓰진 않겠지만 낸드플래시에서 삼성전자와 2강 구도를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인수를 낙관할 수는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다른 업체에 도시바 메모리 사업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경쟁사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아서다.

실제로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WD의 요구로 도시바 매각 관련 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WD이 과거 도시바와 협력 과정에서 맺은 계약을 근거로 독점 교섭권을 요구하고 나선 게 배경이다. 약 20조원을 베팅한 미국의 브로드컴과 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이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 후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것도 SK그룹이 고려하는 부분이다. 도시바의 재무 상황이나 생산 능력을 고려했을 때 추가 투자가 필요한 만큼 실사 등을 통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도시바 반도체는 현재 캐파가 2D 중심이기 때문에 3D 부분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 역시 3D쪽에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실사로 투자 대비 효용을 면밀히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시바는 지난 3월 끝난 회계연도에 1조100억엔의 순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산되는 등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감사법인의 승인없이 결산을 강행해 도쿄 증시에서 퇴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한편 예비 입찰을 마친 도시바는 경영권을 포함한 반도체 사업 지분의 50~100%를 경영권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6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공정거래법(독점금지법) 심사 등을 거쳐 내년 3월까지 매각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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