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3월 고용 지표 부진과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폭격 속에 뉴욕증시가 약세로 마감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지켜보며 초반 완만하게 올랐던 주가는 마감을 앞두고 내림세로 돌아섰다.
가뜩이나 트럼프 랠리가 한풀 꺾인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개를 들면서 주가에 부담을 가하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85포인트(0.03%) 떨어진 2만656.10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95포인트(0.08%) 하락한 2355.5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14포인트(0.02%) 소폭 내리며 5877.81에 거래를 마쳤다.
3월 고용지표는 실망스러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대감이 크게 저하되면서 경제 지표에 시선을 모았던 투자자들의 심리를 냉각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9만8000건으로 시장 전망치인 18만건을 크게 밑돌았다. 소매업계 일자리가 2월에 이어 3만건 가량 감소하면서 고용 지표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업률은 4.5%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나친 비관을 경계했다. 3월 고용이 크게 후퇴한 것은 날씨 탓이 크고, 일회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폭격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러시아가 이번 결정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히려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다.
케이트 워런 에드워드 존스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할 이유가 늘어났다”며 “고용 지표와 시리아 사태 모두 악재”라고 주장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 당시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여겨졌던 행위를 강행했다고 평가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13에 근접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다만 헤드라인 지수는 증시 주변 여건에 비해 차분했다는 평가다.
찰스 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할 때 주식시장이 놀랄 만큼 조용했다”고 말했다.
전세계의 시선을 모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회담은 ‘서프라이즈’ 없이 종료됐다. 양측은 관계 개선에 커다란 진전을 이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무역 정책과 북핵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성과는 내놓지 못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강하게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1% 오르며 배럴당 52.19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는 완만하게 상승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상승한 가운데 달러 인덱스가 0.4% 상승했고, 엔화 역시 0.4% 가량 올랐다.
종목별로는 운동복 업체 언더아머가 감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3% 가량 내렸고, 노드롭 그루만이 1% 가까이 오르는 등 방산주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