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반독점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자사의 업무용 메신저인 '팀즈(Teams)'를 '오피스365' 및 '마이크로소프트365'에서 분리해 별도 판매하겠다는 시정안을 EU 측에 제시한 것이다. MS가 소프트웨어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장해왔다는 비판에 대한 수습 조치다.
EU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 시각) "MS가 자사 생산성 도구(Word, Outlook 등)와 팀즈를 묶어 판매해온 관행을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MS는 이번 조치에서 팀즈가 포함되지 않은 오피스365 및 마이크로소프트365 버전을 별도로 제공하고,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고객도 계약 기간 중 팀즈 없는 버전으로 전환이 가능해진다. 또한 경쟁 메신저 앱들이 MS 제품군과 더 잘 연동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을 확대하고, 사용자가 팀즈에서 타 서비스로 데이터를 옮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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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
MS 유럽 정부관계 담당 부사장인 나나-루이즈 린데는 성명에서 "이번 제안은 수개월간 EU 집행위와의 진지하고 건설적인 협의를 통해 도출된 것"이라며 "경쟁사들의 우려를 해결하고 유럽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2020년 업무용 메신저 앱 '슬랙(Slack)'이 팀즈의 끼워팔기가 시장 질서를 해친다며 공식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슬랙은 이후 2021년 세일즈포스에 277억 달러에 인수됐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MS의 조치에 대해 "팀즈를 통한 반경쟁적 관행이 명백히 입증됐다"며 "구속력 있는 실효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EU 집행위는 향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정 약속이 실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한 뒤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안은 거대 테크 기업의 플랫폼 지배력에 대한 유럽 규제당국의 전방위적 견제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