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항공사 '갤노트7 반입금지'안내방송 여전...국토부 '나몰라라' 대응
[ 뉴스핌=황세준 기자 ] "해외 항공사들은 다 노트7 관련 방송을 중단했는데 국내 국적항공사 한곳이 아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문의)했더니 정부 핑계를 대더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달 하순 '갤럭시 S8' 뉴욕 공개행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이 지난 1월 10일자로 갤럭시 노트7 기내 반입금지 관련 안내방송을 폐지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8 출시를 통해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고로 인한 이미지 실추를 만회하고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무선사업부 직원들이 고 사장에게 "마치 도자기 굽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품질 경영에 절치부심했다.
미국 당국은 삼성전자의 리콜 노력으로 회수율이 98%에 이르자 안내방송을 중단키로 했다. 여전히 기내 반입은 허용하지 않지만 방송을 폐지한 것 만으로도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이미지 제고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아직까지 공식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2만여 소비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지난 24일자로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를 더이상 충전할 수 없도록 '사망선고'를 내렸음에도 한국 정부의 대처는 느리다 못해 '팀킬'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8 공개 직후 글로벌 미디어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언팩 행사장에서는 5분에 한번꼴로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행사 이후에는 이제까지의 스마트폰 개념을 뛰어넘는 신제품을 서로 만져보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섰다.
가디언은 갤럭시 s8의 여러 특징 중 '베젤이 거의 없는 디스플레이이가 눈길을 끈다'고 소개했고 와이어드는 'S8의 가장 큰 강점은 아름다운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기즈모도는 '갤럭시 s8은 삼성이 지난 몇 해 동안 이룩하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극찬했다. 슬래시기어는 '매우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사용성 향상에 집중했으며 사용자들이 사랑하는 기능들을 유지했다'고 소개했다.
삼성의 한 고위임원은 언팩행사 이후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렇게 환영받는 기업인데 국내에서는..."이라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는 정부의 미온적 행정조치 뿐만 아니라 삼성을 둘러싼 부정적인 시각과 기업활동을 옥죄는 상법 개정안 등 포퓰리즘 입법에 대한 아쉬움이 함께 포함된 발언이었다.
현재 갤럭시 S8에 대한 긍정적 반응과 별개로 관련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 '최순실 게이트'를 언급하는 댓글이 달리는 등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고동진 사장은 "결국 우리 스스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외부의 우려와 별개로 미래를 위해 삼성전자 혁신에 필요한 행동들은 멈출 수 없고 멈춰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간기업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이미지 제고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안에서 밀어주진 못할 망정 부당하게 옥죄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