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생산으로 가격 인하, 시장점유 높인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인도에서 아이폰 조립을 시작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장기간에 걸쳐 인도 현지 생산을 위해 협상을 벌인 끝에 성과를 올렸다는 것. 애플은 앞으로 부품 제조를 인도로 이전하는 등 생산 라인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인도 정부와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애플의 아이폰6 <사진=애플 홈페이지> |
신문에 따르면 애플은 앞으로 4~6주 이내에 아이폰6와 6S 모델을 인도의 테크 허브가 위치한 카르나타카주의 주도인 방갈로르에서 조립할 예정이다. 이어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최저가 모델인 아이폰SE 역시 인도에서 조립하게 된다.
실무는 위스트론이 담당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폭스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협상에 참여했던 인도 정부 관료는 WSJ과 인터뷰에서 “애플의 첫 조립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기 위한 준비가 거의 모두 완료됐다”고 전했다.
장기간 애플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가 둔화되자 인도 시장의 공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 현지 생산을 통해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아이폰 가격 문제가 상당 부분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폰의 가격은 대다수의 인도 소비자들에게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이 때문에 애플은 급성장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출하 규모는 18% 급증했다. 이는 전세계 시장의 성장률인 3%를 6배 앞지르는 수치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휴대폰은 대부분 150달러를 넘지 않는 수준이다. 반면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판매하는 아이폰SE의 최저 가격은 330달러에 이른다.
가격 문제는 애플 경영진들이 분명히 인식하는 사안이고, 인도 현지 생산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서치 업체 CMR의 파이살 카우사 애널리스트는 WSJ와 인터뷰에서 “아이폰을 인도에서 제조하면 수입 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최소 100달러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수입에 의존하는 핵심 부품에 대한 세금 감면을 요구했으나 인도 정부는 아직 이를 승인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애플은 부품을 포함해 인도 현지 아이폰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완제품을 인도에서 수출하는 방안을 놓고 인도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생산 전략을 통해 애플의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5%에도 못 미치는 인도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애널리스트와 컨퍼런스 콜을 갖고 인도 현지 영업점 개설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이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