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대 잠재부실 반영해 회계 리스크 해소…안진, 추가부실 검토중..부정적 결과 나오면 매각 무산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우건설이 이번 주 발표 예정인 연말 감사보고서로 회계 리스크(위험)를 해소할지 주목된다.
회사측은 작년 4분기 실적에 8000억원 규모의 잠재 손실을 방영한 만큼 ‘감사의견 적정’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 경우 상장폐지가 될 수 있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정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안진은 감사의견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부실 가능성을 최대한 들춰보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과 발표가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15일 건설업계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오는 16일 2016년도 감사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안진 회계법인이 대우건설 감사에 적정 의견을 제시할 지 여부다.
일단 대우건설은 긍정적인 결과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앞서 부실 위험성이 있는 국내 및 해외 사업장 40곳을 회계법인과 실시를 마쳤다.
이를 통해 총 8000억원대 잠재적 손실을 실적에 반영했다. 특히 사우디 ‘자잔’ 플랜트 현장과 알제리 RDPP 플랜트 현장의 손실반영이 컸다. 자잔 현장은 발주처의 사업부지 인도지연과 설계변경 요청으로 공기가 연장돼 공사비가 늘었다. 준공 예정 원가를 외부기관에 검토받아 4500억원 규모의 잠재손실을 반영했다. 알제리 RDPP 플랜트 현장에서도 1100억원대 잠재 손실을 회계에 포함했다.
다만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해외수주 불투명, 매각 장기화, 상장폐지 등 후폭풍이 상당히 크다 보니 긴장감도 감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기 위해 지정 회계법인이 요구하는 사항을 대부분 수용했다”며 “부실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의 손실을 대거 반영했기 때문에 이번 감사보고서 결과로 회계 리스크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결과에 따라 기업의 경영 환경이 크게 엇갈리는 만큼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감사보고서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면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매각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회계 리스크가 사라지면 내달 중 매각공고를 내고 매각 주간사 선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회계 리스크를 해소할 것으로 확신하긴 어렵다. 안진 회계법인은 대우건설 감사보고서에 대해 아직 적정의견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 추가적인 부실이 없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잠재 부실이 드러나면 적정의견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감사의견 기준은 4가지인데 적정의견을 제외한 한정의견, 부적정의견을 감사보고서에 넣을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대우건설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식시장에서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기업 가치는 급락하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대우건설 매각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안진 회계법인 관계자는 “그동안 감사한 내용을 취합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는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다.
최종 결정은 감사보고서 발표 당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6일 오전 안진측이 감사의견을 전달하면 대우건설은 최종 검토를 거쳐 공시한다. 감사 과정에 이견이 생기면 발표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늦어도 이달 21일에는 결과가 나온다. 회계법인은 기업의 주주총회가 열리기 일주일전에는 감사 결과를 내놔야 한다. 대우건설 주주총회는 이달 28일 열린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40여개 사업장을 실사한 데다 8000억원대 잠재적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에 감사의견 적정에 무리가 없다는 전망이 많지만 안진측이 결과에 심사숙고하고 있어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주 산업인 건설업 특성상 회계에 다툼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추가 부실이 드러나면 한정·부정적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