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야유 뚫고 해트트릭·1도움 시즌 14호골... 토트넘, 밀월에 6대0승 4강진출. <사진= 토트넘> |
손흥민, 인종차별 야유 뚫고 해트트릭·1도움 시즌 14호골... 토트넘, 밀월에 6대0승 4강진출
[뉴스핌=김용석 기자] 손흥민이 인종차별 응원을 뚫고 해트트릭과 1도움을 기록하며 시즌 14호골을 뽑아냈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홈구장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열린 3부리그팀 밀월 FC와의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전에서 에릭센과 손흥민의 해트트릭, 델리 알리, 얀센의 골로 6-0으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밀월팬들은 손흥민을 상대로 인종차별적인 응원가를 불러돼 FA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밀월 팬들은 아시아 축구 선수를 조롱하는 노래를 불렀다. 이에 토트넘 팬들은 항의를 하기도 했다. 벤치에 있던 카일 워커는 이 응원이 손흥민을 조롱한다는 것을 기분이 좋지 않은 표정이었고 손흥민이 골을 터트리자 밀월 팬들에게 보란듯이 손짓하며 손흥민을 응원했다.
앞서 경기를 가진 레스터시티 역시 FA컵에서 밀월 팬들이 선수들을 모욕하고 분노케하는 응원을 불렀다며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한바 있다. 거친 것으로 유명한 팬들이기에 토트넘 구단과 경찰측은 만만의 준비를 갖췄으나 인종차별 응원은 막지 못했다. 경찰은 오전 8시부터 경기장에 도착했고 구단은 양측 팬들을 갈라 놓기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미 2005년 밀월 팬들이 설기현을 상대로 같은 노래를 불러대 당시 울버햄튼 감독이었던 폴 잉스가 이 응원가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당시 밀월팬들은 설기현이 볼을 잡을때마다 "DVD"를 외치며 설기현을 조롱했다. 12년만의 밀월팬들은 같은 응원가를 단지 한국인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손흥민에게 써 먹는 치졸함을 보였다. 이 응원가의 제목은 'DVD'로 오래전 불법 체류 아시아인들이 불법 DVD를 판매했던 것에 빗대 아시아 선수를 조롱하는 내용이다.
이날 포체티노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에 해리 케인을 내세웠고 손흥민은 델리 알리와 함께 공격 2선으로 선발 출격했다.
이날 윙어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전반 3분 팀의 첫번째 유효 슈팅을 차냈다. 하지만 이 볼는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한 해리 케인은 전반 7분 상대 수비수의 깊숙한 태클에 부딪쳤다. 이에 포체티노 감독은 전반 10분 에릭센을 투입하고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위치시켜 케인의 공백을 메우고자 했다.
에릭센의 골로 1-0으로 앞선 전반 41분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델리 알리의 골을 이어 받았다. 밀집 수비에 볼을 줄곳이 마땅치 않았던 손흥민은 시원하게 골문을 열었다. 골대 오른편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환상적인 각도로 로켓슛을 넣었다. 손흥민의 시즌 12호골.
델리 알리는 애초 자신에게 볼을 달라고 했으나 손흥민이 직접 슈팅을 하자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골로 이어지자 손흥민에게 다가와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손흥민은 1월29일 위건과의 FA컵 32강전에서 멀티골을 기록, 시즌 11호골을 작성한 이후 2월에는 골을 기록하지 못했으나 3월 들어 포문을 열었다.
후반 들어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다시한번 FA컵의 사나이임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후반 9분 골대 오른쪽 까다로운 위치에 그림같은 발리슛으로 밀월의 추격 의지를 꺾어 버렸다. 여기에는 트리피어의 환상적인 패스가 밑거름이 되었다. 손흥민의 골은 BBC로부터 “완벽한 발리슛의 교과서같은 슛이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또한 손흥민은 FA컵에서만 5골을 퍼부어 팀내 FA컵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의 4번째 골의 주인공은 델리 알리였다. 에릭센이 건네준 자로잰 듯한 패스를 문전에서 살짝 방향을 바꿔 골로 성공시켰다.
후반 28분 포체티노는 델리 알리 대신 ‘네덜란드 득점왕 출신’ 빈센트 얀센을 투입했다. 손흥민의 활약은 그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얀센이 투입된 후 바로 결정적인 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해트트릭을 할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얀센에게 볼을 어시스트 했고 얀센은 5번째 골을 넣었다. 토트넘 이적후 ‘골 못 넣는 스트라이커’라는 비난에 시달리던 얀센은 손흥민의 도움으로 첫 필드 골을 터트려 한을 풀었다. 이런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포기한 이타적인 행동은 잉글랜드 팬들에게 크게 어필되었다.
이런 이타적인 행동을 한 손흥민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 2분 해트트릭으로 영광을 안았다. 시즌 14호골.
현재 첼시의 프리미어리그(EPL) 1위를 질주로 인해 다른 빅클럽 감독들은 FA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FA컵은 그 어느때보다 흥미진진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밀월은 3부리그 팀이지만 지난 12월 이후 무패 경기 행진을 벌이고 있는 팀이었고 이날 대패로 이 기록도 깨졌다.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