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부터 하고 수습...어수선한 분위기"
[뉴스핌=김겨레 기자] "예전부터 미전실이라고 하면 그룹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28일 삼성그룹 수뇌부 5인이 재판에 넘겨지고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도 해체되면서 삼성 서초사옥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학선 기자> |
미래전략실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40층과 41층은 이날 오전부터 외부인의 방문을 통제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한 직원에게 면담신청을 했으나 "올라올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임직원들은 그동안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계열사로 이동하기 위해 각자 자리를 정리 중이다.
미래전략실 한 직원은 "아침부터 분위기가 많이 뒤숭숭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말부터 미전실 폐지 작업이 시작된 만큼 마음을 추스르고 침착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전략실에서 일하던 250여명의 임직원들은 약 한달 동안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주력 계열사를 거친 다음 소속 계열사 인사 시기에 맞춰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초사옥 직원들 사이에서는 외부 상황에 떠밀려 급히 조직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조 계열사 한 직원은 "임직원들이 각자 계열사로 돌아가 제 할 일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사태를 수습하고 그 마무리로 조직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해체부터 하고 수습하는 상황이다. 미래전략실은 없어지더라도 그들이 하던 업무 자체는 누군가 해야할 일 아니냐"고 우려했다.
금융계열사에서 근무 중인 김모씨는 "미전실 임원들이 계열사로 내려올텐데 어떤 임원이 어느 자리로 오는지가 정해지지 않아 전체적으로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삼성 전 계열사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폐지 자체가 충격으로 다가온다는 직원들도 있었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는 방모 씨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때까지 미전실이 존속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생각보다 해체 시기가 빠른데다 팀장 전원이 사임한 것도 굉장히 충격"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삼성 전자계열사 직원은 "'미래전략실' 이라고 하면 그룹에서 엘리트이 모여 큰 일을 하는 곳이었다"며 "핵심이라고 여겼던 조직이 갑작스레 사라지니 씁쓸하고 속상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