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朴탄핵심판 16차 변론
이승철 "安, 500억으로 증액 지시"
安 "전경련이 증액 제안" 반박
[뉴스핌=이보람·김규희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재단의 출연금 규모가 전국경제인연합회 주도로 확대됐다는 증언을 내놨다. 안 전 수석의 지시로 출연금 규모가 커졌다는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의 증언과 대치되는 내용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는 22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제16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심리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달 16일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정에 섰다. 당초 박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도 출석이 예정돼 있었지만 최 씨는 불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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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이형석 기자 leehs@ |
안종범 전 수석은 "미르재단 설립 과정서 기업 모금액을 직접 지정했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답변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열린 이번 탄핵심판 제 8차 변론기일서 증언한 내용을 부인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최상목 비서관이 지난 2015년 10월 재단 자금을 출연할 기업과 금액을 지정해 줬다"며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출연 금액이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안 전 수석은 이와 관련 "(자신의) 형사재판 과정에서도 그걸로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와대에서 특정기업을 지정해 출연해야 한다고 할 이유도 없고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부회장이 재단 출연에 협조적이었고 출연금액 증액 역시 이 회장이 먼저 낸 아이디어"라며 "이 부회장이 '기업에서 문화 쪽 호응도가 높으니 500억원으로 출연금을 올리자'고 하더라"고 증언했다.
또 박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이 부회장이 비례대표 공천 등을 언급한 적 있냐"고 질문하자, 안 전 수석은 "사적으로 그런 이야기가 오간 적이 있다"고 답했다.
롯데 출연금 반환과 관련해서는 "대기업들 자금 출연 외에 별도로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검찰 압수수색 정보를 미리 입수해 출연금을 반환했다는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이같은 주장에 재판부는 "정부에서 하는 일이 많을텐데 청와대가 미르재단 설립과 운영에 구체적으로 개입하는 이유가 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안 수석은 "이 정부의 핵심과제 중 하나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라며 "박 대통령은 항상 지시하실 때 구체적이고 세세한 부분까지 지시하신다"고 말했다.
이밖에 안 전 수석은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 사임이나 플레이그라운드 등 최 씨 관련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정황, 미르·K스포츠재단 정관 작성 경위 등에 대해 증언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오전 변론에서 안 전 수석에 대한 증인 신문을 마무리짓고 오후 2시에 변론을 재개한다. 오후 심리에서는 박 대통령의 탄핵법정 출석 여부와 박 대통령 측이 추가로 신청한 증인에 대한 채택 여부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