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 반대 여론 인식…M&A 물색 지속될 듯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버크셔해서웨이와 3G캐피탈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식품업체 크래프트하인즈가 영국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 인수를 포기했다고 1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크래프트 제품<사진=블룸버그> |
크래프트가 유니레버에 1430억달러(약 164조4500억원) 규모 인수를 제안하고 유니레버 측이 낮은 가격을 이유로 이를 거절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결정이다.
이번 합병이 성사됐다면 크래프트는 네슬레의 뒤를 잇는 글로벌 제2위 업체로 등극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크래프트는 유니레버와의 공동 성명을 통해 “서로가 우호적 합의를 통해” 합병 제안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워렌 버핏과 3G캐피탈의 호르헤 파울로 레만 최고경영자(CEO)가 여론의 반대를 지나치게 오래 무릅쓰고서 유니레버 인수를 추진하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인수 철회 결정이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인수에 대한 영국 정치인들의 적대적 반응에도 적잖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외국 회사들의 대형 인수합병(M&A) 시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도 앞서 2010년 크래프트가 영국 초콜릿업체 캐드버리 인수 당시 영국에 공장을 남기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크래프트의 유니레버 인수 관심 소식이 너무 빨리 보도되는 바람에 크래프트 측이 많은 양보를 할 수 있었음에도 그럴 기회를 잃었다고 전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크래프트가 여전히 M&A 물건을 찾아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크래프트가 유니레버 인수에 앞서 몬델레즈나 제너럴 밀스 인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