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회사채 4400억원 만기..신규수주 앞세워 상환 의지
나머지 회사채도 자산매각으로 상환..여신 3800억원은 '최후 수단'
[뉴스핌=조인영 기자] 대우조선이 자력으로 4월 만기 회사채를 갚겠다고 밝혔다. 신규 수주 선수금과 소난골 드릴십 인도 대금으로 급한 불을 끄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변수가 많아 대우조선 의도대로 4월 회사채 자체 상환에 성공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대우조선이 올해 갚아야 할 회사채 잔액은 9400억원으로, 4월에만 4400억원이 만기도래한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자력으로 44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신규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연내 인도할 선박(55척)중 인도대금을 당겨 받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지난 2014년 인도한 엑셀러레이트社의 LNG-FSRU가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 |
이를 위해 정성립 사장은 이달 초중순 해외 주요 선주들을 대상으로 수주영업에 나섰다. 지난 9일 미국 휴스턴으로 날아간 정 사장은 엑셀러레이트 에너지사와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다. 다만 LNG-FSRU는 본계약이 4월이고, RG(선수금환급보증)발급 등 후속절차가 남아있어 4월 회사채 상환과는 거리가 멀다.
정 사장은 바로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주요 선주사들과 미팅을 갖고 최근 대우조선의 현황과 신규 수주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11일 귀국한 정 사장은 발주가 유력한 선사들을 찾는대로 해외영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차순위로 지목되는 1조원 규모의 소난골 드릴십(2기)은 최대 8000억원의 목돈을 수령할 수 있으나 시기상 4월 만기 전 완료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난골 측은 대우조선 등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고 이달 안을 목표로 드릴십 운용사(O&M)와 드릴십을 대여할 업체 선정을 진행중이다. 대우조선은 지분 20%를 SPC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정상 인도될 경우 3월 내 현금 8000억원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SPC에 참여하는 회사들이 현저히 적거나, 유가 변수 등이 남아있어 예상 보다 진행이 더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자칫 소난골과 대우조선만 참여하게 되면 소난골이 지분 80%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두 가지 모두 진척이 없을 경우, 마지막 수단은 남은 여신 3800억원을 빌리는 것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에 지원한 4조2000억원 중 1월 잔액은 6800억원이며, 이달 초 선박건조대금으로 대우조선이 3000억원을 마저 빌려가면서 현재 3800억원의 잔금이 남아있다. 3800억원을 빌리려면 사전에 수은과 산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에 따라 회사채 만기 연장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 측은 "만기 연장에 대해선 검토한 바가 없으며, 자체 상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3800억원은 최후의 수단으로 가급적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4월 회사채를 상환하더라도 7월과 9월 만기인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남아있다. 대우조선은 우선적으로 80~90% 건조가 완성된 '밴티지' 드릴십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밴티지 드릴십은 2015년 대우조선이 발주사인 밴티지 측에 계약취소를 통보한 건으로, 당시 수주금액은 7000억원이며 선수금 1400억원을 제외하면 5000억원대에서 인도대금이 책정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자산매각 등으로 올해 1조3000억원을 마련한다. 대우조선은 자회사인 웰리브, 대우건설, 망갈리아 조선소와 함께 마곡 잔여부지, 거제도 소재 부동산과 당산동 사옥을 내놨다. 또 인건비 절약 등 원가절감(1조2000억원) 비용을 합쳐 올해 2조5000억원의 자구계획안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