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쇄신·신입행원 조기 충원…손익 중심 경영전략 수립
[뉴스핌=송주오 기자]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부행장의 80%를 교체한 데 이어 신입행원 모집을 앞당기는 등 조직의 변화 속도를 높였다.
여기에 새로운 경영 전략을 덧입혀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독려하는 모양새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확실하게 실적 개선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진=NH농협은행> |
이 행장은 3일 ‘농협은행 3.1’ 전략을 발표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농업자금 지원 중심의 '농협은행 1.0', 수익센터 역할에 중점을 둔 '농협은행 2.0'을 경영전략으로 삼았다. 이에 이은 3.0 경영전략은 수익 창출과 함께 농협은행 본연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발표한 '3.1 전략'은 농협법 1조(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에 기여)에 기반해 올해 손익 목표인 4750억원(명칭사용료 제외)을 달성하자는 게 골자다. 지난해 순이익와 비교하면 4배 이상의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년(1745억원) 대비 37%나 감소한 수준이다.
조선 및 해양업 구조조정 여파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으로 급감했다. 이는 일종의 빅베스(Big Bath, 누적된 손실을 털어내는 것)였다. 또 연말까지 충당금을 추가해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100%를 넘겼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는 무너진 기초 체력을 단단히 정비하는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말 부행장급 11명 중 9명을 교체하는 초강수 인사를 단행, 조직 분위기에 긴장감을 높였다. 임기가 남아있는 부행장도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그 자리에 뛰어난 영업 성과를 보인 이강신 충남영업본부장과 이인기 전북영업본부장, 이창현 세종영업본부장, 김연학 농협중앙회 인재개발원부원장 등을 발탁했다. 본부 부서장도 42명 중 33명을 바꿨다.
대대적인 인사 쇄신 바람 속에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 행장 유임을 결정, 힘을 실어줬다.
올해는 신입행원을 조기에 충원한다. 농협은행은 지난 2일 200명 규모의 6급 신입행원 모집 공고를 냈다. 통상 3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상반기 공채 모집을 한달여 앞당긴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선발한 신입행원 연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입행원 조기 충원은 지역 영업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신입행원 모집 요강에서 권역별 지역 인재를 안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행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소매금융과 농업금융, 공공금융 등 강점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의 소매금융 강화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작년 농협은행은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가운데 가계대출 순증 규모 1위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14.8% 늘어난 11조1404억원을 기록했다. 총 잔액 규모에서는 5위에 그쳤지만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신규 대출을 급격히 늘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빅베스를 통해 순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며 "올해 임기 마지막해인 만큼 다른 해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