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20년납 간편심사보험 판매중지
롯데손보, 질병후유장해 특약 보장한도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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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지현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인기상품 혜택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판매 촉진을 위해 경쟁적으로 혜택을 늘렸으나 새해들어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보험사들이 무리한 영업 확장 정책으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최근 독립법인대리점(GA)에 'The 간편한 건강보험'의 20년납 상품을 다음 달부터 판매 중지한다고 공지했다.
'The 간편한 건강보험'은 유병자나 고연령자도 가입이 가능한 간편 심사 건강보험이다. 지난해 초 정부가 고령·유병자 보험 활성화를 위해 간편심사 보험을 허용하자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The 간편한 건강보험'은 가입연령 50~75세, 5년·10년단위 갱신 구조였다. 하지만 동부화재가 15년 갱신형 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는 등 보장을 강화하자,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11월 가입연령을 45~75세로 늘리고 20년 갱신형 상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간편심사보험의 경우 갱신 때마다 보험료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갱신 기간이 긴 상품을 출시해 고객 혜택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20년납 간편심사보험은 업계에서 보험기간이 가장 긴 상품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최근 독립법인대리점(GA)에 'The 간편한 건강보험'의 20년납 상품을 다음 달부터 판매 중지한다고 공지했다.<사진=메리츠화재 홈페이지> |
하지만 유병자 보험인만큼 손해율(수입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의 비율) 상승이 예상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출시 3개월 만에 20년 갱신형 상품 판매를 중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보험은 출시된지 얼마 안돼 손해율 등을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20년납의 장기 상품을 계속 판매하는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도 질병후유장해 특약의 보장한도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후유장해란 질병으로 인해 발생한 장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질병으로 인한 장해 대부분을 보장해 보장 폭이 넓고, 보험료는 2만~5만원 수준으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결국 소비자에게 혜택이 많은 상품이어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많이 나는 상품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현재 롯데손보·한화손보·흥국화재 등 중소형 손보사 3곳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손해율이 높은 상품이지만, 대형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갖기 위해 특약을 판매하고 있는 것.
그러나 최근 해당 특약의 손해가 계속해서 커지자 보장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롯데손보가 건강보험을 통해 판매 중인 질병후유장해 특약은 15~50세의 경우 최대 7000만원까지 가능하지만, 이를 3000만원 대로 줄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질병후유장해는 워낙 손해율이 높은 상품이라 이미 대형사들은 판매를 중지했다”면서 “다만 해당 특약으로 영업 면에서 경쟁력이 있었던 만큼 영업 현장에서는 보장 축소를 원치 않아 아직 확실히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영업을 위해 무리한 혜택을 내세우다 이를 철회하면서 소비자 혼란만 가중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나친 경쟁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혜택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리스크 관리에는 여러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손해율 관리를 위한 정책이니 어쩔 수 없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혜택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