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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에 대해 파헤쳤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
[뉴스핌=정상호 기자]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는 정말 위작일까.
21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991년 이래 26년간 이어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사건을 파헤쳤다.
지난 1991년 4월 천경자 화백은 한 인터뷰를 통해 “플루메리아라고 남방계에서 많이 피는 꽃이다. 그걸 보니까 테크닉이 더덕더덕 돼 있다”며 미인도가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난처해진 건 국립현대미술관 측이었다. 미인도가 위작 누명을 벗지 못하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작품들이 의심받기 때문. 이에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화랑협회에 감정 요청을 했고, 7명 만장일치로 진품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을 미인도 감정단으로 소개한 공창호 씨는 “검증할 때 나는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했다. 근데 혼자만 아니라고 했다면서 그러면 안 본 거로 해달라고 했다. 왜 그랬겠냐”며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유족은 미인도 진위 검증을 다시 요청했다. 결과는 전과 일치했다. 천경자 화백의 유족은 “충격이 있었다. 화가 날 단계는 아니었다. 의아한 것은 1991년 미인도 사건 처음 났을 때하고 너무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프랑스 뤼미에르사 역시 천경자 화백의 작품 9점과 미인도를 비교 분석,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은 0.0002%이라며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평했다. 그러나 검찰은 “심층적 단층 분석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프랑스 뤼미에르사의 판독은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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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에 대해 파헤쳤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
이어 검찰은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을 언급했다. 김재규는 육사 동기이자 같은 고향 출신인 박정희 대통령을 사망케 한 인물. 검찰에 따르면 김재규가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면서 계엄사령부 산하 기부재산처리위원회를 통해서 미인도를 헌납하게 됐다고.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당시 김재규 재산 환수 목록을 입수했다. 대부분 당시 자택에서 환수된 재산에는 명품과 동양화가 많았다. 그리고 이 중에는 미인도가 있었다.
김재규의 손에 미인도가 들어온 과정은 이렇다. 오 모 대령이 천경자 화백에게서 미인도를 구입, 그의 아내가 김재규 아내에게 선물했다는 것. 이와 관련, 김재규 여동생 부부는 김재규의 집에 비슷한 그림이 걸려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경자 화백의 둘째 딸 김정희 교수는 “당시 나는 서교동 집에서 (천경자와) 살았다. 어머니의 작업실도 오픈돼 있었다. 한 작품을 그리는 데 한 달씩 걸린다. 그리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그 그림이 저희 집에 있었다면 우리가 모를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