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20일(현지시각)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의 행진은 전임 대통령보다 적은 관중 속에서 비교적 짧게 진행됐다.
이날 오후 3시 42분경 의회에서 출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4시 40분이 채 되기 전에 백악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한 이후에도 마크 펜스 부통령이 뒤를 따르면서 행사는 조금 더 지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부인 멜라니아, 장녀 이방카 트럼프 등 가족들과 중간중간 차에서 내려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취임 행진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사진=AP/뉴시스> |
예상대로 이날 취임 행사에 참석한 관중은 전임자의 취임식 때보다 적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현지 언론은 워싱턴 메트로를 인용해 이날 오전 11시까지 메트로를 이용한 승객 수가 19만3000명으로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 당일인 51만3000명보다 적었다고 전했다. 다만 2005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 날 같은 시각 승객 수 19만7000명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WP는 행진이 거의 끝나는 지점인 15가와 펜실베이니아 사이에서 관중들이 조용했다고 전했다. 행진에 참석한 스캇 맥그래디 씨는 WP에 "거의 장례식 같다"고 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무진을 타고 지나가자 그의 구호인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모자를 쓴 한 관중이 "최악의 퍼레이드다. 내가 이것을 위해 3시간을 기다렸나"며 불평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진에 앞서 취임 오찬에 참석한 인사들에게 같은 자리에 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기립박수를 유도해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오늘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영광스러웠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에게 일어서 줄 것을 요청했다.
자리에서 일어선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오찬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더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나는 이 두 분께 커다란 존경심을 가지고 있으며 참석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과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워싱턴 D.C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다. WP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시위에 참여한 100명의 가까운 시민이 체포됐다. 신문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에선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충돌해 폭력으로 번지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