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핸드페이 서비스 개시...업계에선 회의적
[뉴스핌=이지현 기자] 신용카드나 핸드폰 없이 손바닥만 갖다 대면 결제가 되는 '핸드페이(가칭)' 서비스가 오는 3월에 시작된다. 이른바 생체정보를 활용해 본인 인증부터 결제까지 하는 것. 다만 업계에서는 보안 및 단말기 보급 등에서 한계가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르면 3월 중 손바닥 정맥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핸드페이(가칭)'서비스를 시범 실시한다. 손바닥 정맥 정보를 가맹점이나 롯데카드 고객센터에 한번 등록해 놓으면 결제시 단말기에 손바닥을 올리는 것만으로 본인 확인과 결제가 이뤄진다.
그동안 국내 카드사들은 지문·홍채·목소리 등 생체정보를 활용한 본인 인증 기술 개발해 결제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생체정보가 본인인증 단계까지만 활용되고, 결제를 위해서는 핸드폰 등 별도의 결제 수단이 필요했다. 새로 출시될 핸드페이는 별도의 카드나 핸드폰 없이도 결제까지 가능한 것이 차별점이다.
롯데카드는 우선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사인 롯데마트·롯데백화점·세븐일레븐의 일부 가맹점에 핸드페이 전용 단말기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
롯데카드는 바이오페이 도입으로 고객들의 결제 편의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부가적인 수익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시범운영 단계에서는 그룹사 유통채널에만 단말기를 설치하지만, 결제 편의가 높아져 고객들이 많이 찾게 되면 다른 가맹점에서도 단말기 설치를 요청할 것"이라며 "고객 확보와 단말기 설치를 통한 부가 수익 확보가 모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카드사 및 은행 등 금융사들은 생체정보를 활용한 본인인증 기술을 개발해왔다. <사진=뉴시스> |
바이오페이는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도되고 있다. 일본의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은 눈코 등의 위치 및 크기에 기반해 결제까지 가능한 '얼굴인식카드'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중국 알리바바도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인식해 결제가 가능한 '스마일 투 페이' 상용화에 나섰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도 올해 업무보고에서 새로운 혁신 금융서비스 출시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상반기 중 바이오페이를 시범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바이오페이를 두고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결제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은데다 아직 보안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
한 카드사 관계자는 "바이오페이를 하려면 생체정보를 인식하고 결제까지 해줄 수 있는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한데, 이를 가맹점에 설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개별 가맹점이 스스로 돈을 부담하면서까지 새로운 단말기 도입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바이오페이 인프라 구축은 그룹 유통 계열사를 보유한 유일한 카드사인 롯데카드만이 가능한 일"이라며 "다른 카드사들은 갤럭시 S7노트 처럼 생체 인증이 가능한 기기 출시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안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생체 정보는 변경이 불가능한 개인 고유 정보이기 때문에 한 번 노출되면 그 위험성이 클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롯데카드에서 정맥결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신청한 약관심사에서 해당 기술이 워낙 생소한데다 보안 문제가 우려돼 승인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약관심사에서는 해당 기술이 워낙 생소해 다시 돌려보냈다"며 "생체정보는 본인인증 등에는 유리할 수 있어도 한 번 유출되면 복구가 안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바이오페이 출시도 사전에 정부 당국 차원에서 보안문제 및 운영 방식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금융위에서 구체적인 추진 방안 등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그때부터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