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텐센트의 모바일 핀테크 결제 아성 본격 공략
[뉴스핌=백진규 기자] 중국 유니온페이(銀聯∙은련)가 QR코드 핀테크 결제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지금까지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양분하던 QR코드 결제시장에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동원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중국 최대 신용카드사 유니온페이는 12일 ‘유니온페이 QR코드 결제표준’을 도입해 유니온페이 QR코드 결제를 정식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은행카드연합회로 시작한 유니온페이는 중앙은행의 비준을 받아 2002년 설립된 결제서비스회사로, 온라인 결제가 활성화되기 전까지 중국 카드결제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 왔다.
반면 모바일 결제시장에서는 지난 몇 년간 QR코드 및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을 통한 핀테크 결제방식이 활성화되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점유율을 급격히 높여왔다. 지난해 기준 알리페이(支付寶 즈푸바오)와 텐페이(財付通 차이푸퉁)의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 점유율은 각각 68% 21%에 달했으며, 전체 시장 규모도 10조위안을 돌파했다.
이번 유니온페이의 QR코드 결제시장 진입은 단순히 경쟁자가 하나 더 늘어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까지 중국 QR코드 결제시장에서 사용하던 3자결제(3 Party Network)가 아닌 4자결제(4 Party Network)시스템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중국 인민은행은 리스크관리를 이유로 QR코드 결제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알리페이와 텐페이 등은 3자결제 방식을 통해 카드사(은행)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QR코드 결제를 시행해 왔다.
이와 달리 일반 카드 결제에서는 전부터 4자결제 방식이 사용됐다. 신용카드 가맹점들은 각각의 카드회사와 계약하지 않고 유니온페이와 계약하면 유니온페이가 전표매입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 4자결제방식 장점 많지만…은행 참여가 관건
12일 유니온페이는 사업자와 은행 사이에서 유니온페이가 결제를 통합하는 4자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마디로 기존 QR코드결제에서 일반 카드결제와 마찬가지로 유니온페이라는 결제 단계를 한번 더 거치게 되는 것이다.
유니온페이는 지난해 12월 10곳 이상의 시중은행들과 연합해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인 퀵패스(雲閃付 윈산푸)를 출시하고, 올해 2월엔 애플페이와 손잡고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모바일 결제시장을 양분한 알리페이와 텐페이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이번 4자방식을 들고 온 것도 새로운 판짜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방식으로는 이미 시장우위를 굳힌 선두업체를 따라가기가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한 중국 결제업계 전문가는 “4자방식이 국제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으며 기존 3자결제 방식은 일부 은행들이 정확한 결제 정보를 얻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4자결제 방식이 보편화되면 이후 결제방식이 집중되면서 관리 편의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유니온페이는 4자방식 도입을 발표하면서 결제보안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가상 카드번호를 이용한 토큰(Token) 기술로 보안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한편 기존 은행들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유니온페이가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쑤닝금융연구원(蘇寧金融研究院) 애널리스트는 “소액결제 분야에서 알리바바 텐센트에 밀렸던 유니온페이가 기존 은행들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다시 한번 고객을 당겨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유니온페이의 퀵패스를 설치한 소비자 비율은 높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소비자들이나 은행들이 알리페이나 텐페이 사용에 불편함을 느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