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시장 경제 기본원칙 확립 필요” 제언
[뉴스핌=황세준 기자] 정·관·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각계 주요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각료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재철 국회 부의장,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김무성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 등이 참석했다. 주한 외교사절로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 등이 자리했다.
<사진=황세준 기자> |
이 자리에서 경제인들은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관계 인사들도 '최순실 게이트', '탄핵 정국' 등 민감한 정치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되도록 피하고 규제완화 등 기업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부진의 골이 생각보다 깊은 것 같아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밝지 않다”며 "올해 성장률이 최근 2% 초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이야기되는 가운데 선진국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고 중국 등 신흥국은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로 탈바꿈하면서 외부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 상공인들의 현장 체감경기가 20여년전 외환위기 수준으로 낮아졌고 제조업 회원사 중에서도 역성장한 기업이 절반에 가깝게 조사되고 있다”며 "비장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 경제에 근본 변화를 일으켜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다시 이야기하는 성장의 틀을 함께 만들어가자"며 "자유와 창의가 존중되는 경제 질서를 만드는 일이 날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 회장은 또 "그동안 우리 경제에 쌓여 온 일부 관행과 규제, 진입 장벽들은 오늘날 시장 경제의 작동을 어렵게 만드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기업의 ‘자율과 책임’은 최대로 살리고 공정이라는 틀을 지키는 테두리(boundary) 내에서 규제와 조정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기업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기업들 스스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변해서 다시 신뢰받고 사랑 받을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논란의 중심에 설 이유조차 없는 대다수의 성실한 기업들은 경제주체로서의 활기찬 맥박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당부했다.
김인호 무역협회장은 건배제의를 통해 "경제에 대한 국민적 소망이 크다"며 "분배개선 등도 활성화된 기업활동을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경제가 힘차게 일어서 기업이 번창하는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다행히 경제는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일관성있는 정책으로 기업불확실성을 줄이겠다. 서비스산업 육성과 규제개혁 관련법이 국회에서도 처리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 역시 "정치 리스크를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무엇보다 기업들이 준조세 부담을 더 이상 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시스템을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주요 기업인과 정부 각료, 국회의원 및 주한 외교사절, 사회단체·학계·언론계 대표 등이 대거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의 행사다. 1962년 시작해 매년 1월 첫째 주에 열리고 있다.
올해는 대통령을 비롯해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총수들과 주요 재계 인사들이 대거 불참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당초 참석키로 했다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취소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막판에 불참을 확정했다. 해체 수순을 밞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허창수 회장 역시 오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