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GS건설 등 경기권 주택분양에 고전..수요층 관망세 뚜렷
대형 건설사, 내년 신규분양 올해와 비슷한 규모..미분양 확대 불가피
[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 분양시장의 한파가 본격화하자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들도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올해 주택경기 호황에 이들 대형 건설사들은 미분양 보유분이 '제로'(0)에 가까웠다. 하지만 청약 열기가 크게 꺾이자 서울지역을 제외하곤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들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아파트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어서 미분양 보유가 늘어나는 사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금융결제원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11.3 주택 안정화 대책’ 이후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이 수도권에서 분양에 나섰지만 잇따라 미분양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는 오랫동안 브랜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중견 건설사보다 충성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다. 하지만 규제 대책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현대건설은 경기도 평택에서 ‘힐스테이트 평택3차’를 분양해 실패를 맛봤다. 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면적으로 단지를 꾸몄지만 주택형 5개 중 3개가 미달했다.
미분양이 적지 않다. 전용면적 73.4㎡는 152가구 중 131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전용 84.8㎡는 283가구 중 220가구가 미달했다. 시공능력 1~2위를 다투는 건설사 물량이란 점을 고려할 때 완전히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계약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청약률이 부진하면 청약 당첨자들이 다수 계약을 포기할 공산이 크다. 분양권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다. 장기간 물량이 소진되지 않으면 할인 분양에 따른 금전적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대우건설의 ‘시흥 센트럴푸르지오’는 전용 106.9㎡가 335가구 모집에 218가구 미분양됐다. 207가구 모집한 84.9㎡는 2순위에서 힘겹게 청약자를 매웠다.
GS건설은 ‘인천 연수 파크자이’ 분양에 나섰지만 완판에 실패했다. 전용 84.8㎡는 가장 인기가 많은 A형이지만 376가구 중 121가구 미달했다. 101.9㎡는 87가구 중 7가구 남았다.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청약자격 제한 및 금융규제로 주택 수요자들이 통장을 사용하는 데 신중하다. 입지가 부족하고 향후 가치가 떨어지는 지역은 철저하게 외면받을 수 있다. 이 경우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대형 건설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미분양 문제는 내년에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금리 인상 및 11.3 대책으로 주택 수요층이 급감해 신규 아파트의 물량 소진이 쉽지 않다. 미분양이 급증하면 수요층의 선택은 더욱 양극화할 전망이어서 건설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시평능력 10위 내 대형건설사들은 내년 15만78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16만가구)와 비교해 비슷한 수치다.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당분간 하락할 것이란 분위기가 많아 수요층의 청약통장 사용이 소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신규 주택은 계속 쏟아지는 데 금리인상과 11.3 대책으로 수요는 줄어 미분양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2만여 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데 시장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실제 물량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