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공감’에서는 호암마을에서 가난한 이들과 동행하며 살아온 강칼라 수녀의 삶을 되돌아본다. <사진='다큐공감' 캡처> |
'다큐공감' 74세 강칼라 수녀, 호암마을 '한센인'의 친구…"친정엄마보다 더 좋은 사람"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다큐공감’은 24일 저녁 7시10분 ‘사랑해요, 존경해요 강칼라수녀’ 편을 방송한다.
1968년. 25살, 꽃 같은 나이에 지구 반대편 먼 이탈리아에서 한국의 작은 시골마을을 찾아온 푸른 눈의 아름다운 여인이 있다. 이후 단 한 번도 마을을 떠나지 않고 산 그녀는 이제 74세가 됐다.
그녀의 이름은 그녀의 지극한 돌봄에 고마움을 표한 한센인이 선사한 ‘강’씨 성에 세례명 ‘칼라’를 더한 강칼라(74) 수녀다.
강칼라 수녀는 전쟁의 폐허 속 가난한 시절엔 사회가 경시한 수많은 한센인들의 누이로, 할머니가 된 지금도 늙고 외로운 이들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다.
이날 ‘다큐공감’에서는 어둠을 밝히는 빛보다 따뜻하게 가난한 이들과 동행하는 묵묵한 그림자가 돼 온 강칼라 수녀의 삶을 되돌아본다.
◆친정엄마보다 더 좋은 사람
전북 고창군 고창읍 호암마을. 60여 명 주민 대부분 노인들로 모두가 기초생활수급에 의지해 살아간다. 강칼라 수녀는 가난한 이 마을에서 이들과 함께 반평생을 동고동락하며 살아왔다.
할머니가 된 지금도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 방문해 위로하고, 각종 감기약에 영양제 챙긴다. 하루가 멀다 직접 운전해 읍내 마트에서 대신 장을 봐주는가 하면, 각종 고지서 정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다 해준다. 올해 나이 74세의 강칼라 수녀의 섬김과 헌신은 한결같다.
마을사람들에게 강칼라 수녀는 수녀이기 전에 모두의 친정엄마, 고된 인생 짐을 덜어주는 벗, 존재만으로도 반갑고 고마운 사람이다.
‘다큐공감’에서는 호암마을에서 가난한 이들과 동행하며 살아온 강칼라 수녀의 삶을 되돌아본다. <사진='다큐공감' 캡처> |
강칼라 수녀는 고국 이탈리아에서 19살에 수녀의 길을 선택했다. 이후 ‘작은 자매 관상 선교회’에 들어가 전쟁고아들을 돌보며 수녀의 길을 걸었다. 그러던 중 한국의 전쟁고아와 한센인 소식을 듣고 운명처럼 한국행을 결심한다.
전쟁 직후 가난과 차별에 밀린 한센인들이 모여 정착한 한센마을은 전국에 100여 개가 넘었다. 호암마을도 그 중 한 마을이었다.
당시 200여 명 한센인들이 모여 살았던 호암마을에서 강칼라 수녀는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긴 세월을 보냈다.
◆수녀의 길을 격려했던 나의 스승, 강칼라 수녀
호암마을, 고창성당 동혜원에는 강칼라 수녀 외 또 한명의 수녀가 있다. 수녀가 되기 전, 수녀교육원에서 강칼라 수녀를 스승으로 만났던 피에라 수녀다.
사제의 길을 선택할 당시 많은 도움과 격려를 주었던 강칼라 수녀와의 인연은 이후 사명을 받고 떠난 방글라데시에서도 이어졌다. 이국에서 함께 한 수녀도 바로 강칼라 수녀의 친언니였기 때문이다.
4년 전 호암마을로 소명을 받고 돌아와 다시 옛 스승과 함께 신앙의 길을 걸으며 가족 같은 깊은 인연의 끈을 이어가는 피에라 수녀. 오래된 사제지간으로 영원한 신앙의 동반자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두 수녀는 올해도 호암에서 같은 겨울을 준비한다.
‘다큐공감’에서는 호암마을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살아가는 강칼라 수녀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