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 스탠리 '이번에는 다르다' 4가지 근거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월가 애널리스트의 전망 가운데 크게 빗나간 것 중 하나가 달러화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월가 투자은행(IB)은 올해 달러화 강세를 점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 및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탈동조화가 달러화 가치를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실상 달러화는 11월 대통령 선거 이전까지 예상과 상반되는 흐름을 보였고, 특히 지난 2~4월 사이에는 약세 흐름이 두드러졌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월가는 또 한 차례 달러화 강세를 예고하고 있다. 내년 트럼프 공약이 이행되면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상승, 연준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여지가 높고 이에 따라 달러화가 날개를 달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달러화는 6개 주요 바스켓 통화에 대해 대선 이후 4% 가량 뛴 상태. 모간 스탠리는 12일(현지시각) 투자 보고서를 내고 2017년 상황은 올해와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모간 스탠리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제조업의 회복을 꼽았다. 2015년 말 이후 미국 경제가 제조업 침체에 빠졌던 것과 달리 올해 11월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미국 기업 재고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무역전쟁 움직임에도 국제 교역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때문에 연초와 같이 글로벌 경기 둔화를 빌미로 연준의 금리인상이 좌절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모간 스탠리는 주장했다.
이어 미국 고용도 궁극적인 달러화 강세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11월 실업률이 2007년 8월 이후 최저치인 4.6%까지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임시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실업률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데 모간 스탠리는 주목했다.
고용 개선이 임금 및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재촉할 것이라는 얘기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상승 역시 내년 금리와 달러화 가치 상승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모간 스탠리는 내다보고 있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재정 확대, 세금 인하 등으로 경기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상승할 때 실질금리와 명목금리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이는 연준이 실물경제 성장과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해치지 않으면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를 높인다.
마지막으로 모간 스탠리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꼽았다. 투자자들의 12개월 전망이 지난해 말에 비해 저조하다는 것. 이는 오히려 연준이 금리를 더욱 빠른 속도로 올릴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는 주장이다.
모간 스탠리는 2018년 말까지 연준이 6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장기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예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