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반대 명단' 공개 이후 항의 줄이어
[뉴스핌=김은빈 기자] 탄핵 반대 56명 누구냐?
탄핵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누리꾼들의 뭇매를 맡기 시작한 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명단 공개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부터다.
표 의원은 당시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계정에 탄핵 반대 의원 명단을 올렸다. 표 의원이 밝힌 탄핵 반대 의원은 서청원 최경환 김진태 김종태 홍문종 조원진 이장우 이정현 정진석 이우현 윤상현 정우택 정갑윤 민경욱 김상훈 이완영 16명이다.
그러자 일부 누리꾼들은 이들 의원들의 사진을 붙여 '매국노' '병신년(丙申年) 16인방' 등 비난의 별명을 붙여 퍼나르기 시작했다. 해당 이미지는 3000번 넘게 공유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검색창에 '탄핵 반대 의원'을 검색만 하면 관련 글이나 이미지를 담은 글도 수십 페이지씩 이어진다.
국회의원들의 개인 전화번호가 유출된 뒤에는 이들 의원들에게 전화나 문자, 스마트폰 메신저 등으로 직접 항의하는 누리꾼들도 줄을 이었다. 누리꾼들은 탄핵 반대 의원들에게 "탄핵에 찬성하라"며 민심을 전했다.
의원들 홈페이지에 항의글이 올라올라 경우도 다반사다. 전 국회부의장인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 홈페이지에는 표 의원이 명단을 밝힌 날부터 '탄핵 반대 이유를 밝혀달라',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냐'는 등의 항의글이 올라왔다.
왼쪽부터 박인숙·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에게 누리꾼들이 보낸 메시지들. 박인숙 의원은 탄핵 찬성의견을 밝힌 답신을 보냈다. <출처=트위터> |
이처럼 탄핵에 대한 누리꾼들의 압박을 통해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탄핵에 대한 입장을 공개하는 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실제 박인숙·김성태 의원 등은 명단이 공개된 이후 탄핵 찬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누리꾼들이 직접 의원들 압박에 나선 것은 일부 비박계 의원들의 표심이 박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사퇴 카드를 꺼내들며 배수진을 치고 막판까지 비박계를 설득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것도 같은 이유다.
탄핵소추안 표결이 열린 당일에는 '탄핵이 되면 3명을 추첨해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주겠다', '탄핵 가결되면 자작 장식물을 만들어 주겠다' 등의 누리꾼의 공약도 SNS에 줄을 이었다. 일부 자영업자들의 경우 탄핵 가결된다면 판매제품을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SNS상에서 탄핵 가결 공약을 내건 누리꾼들 <출처=트위터> |
실제 탄핵안이 찬성표 234명으로 가결되자, 누리꾼들의 이런 활약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민주주의를 되찾은 누리꾼의 힘"이라며 자축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들도 "탄핵안 가결은 위대한 국민의 승리다", "경축 박근혜 탄핵"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제 대한민국의 허약한 시스템과 무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는 글을 올리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이어가자는 반응도 있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