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혼란 없지만, 물리Ⅱ 최상위권 학생 피해"
또 출제오류…평가원 출제시스템 '도마'
[뉴스핌=이보람 기자]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오류가 발견됐다. 혼란은 크지 않겠지만, 올해 첫 필수 응시영역이 된 한국사 등에서 오류가 발견되면서 출제시스템이 다시 한 번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종 정답 확정 결과, 한국사 14번 문항의 복수정답이 인정됐고 물리Ⅱ 9번 문항의 경우 '정답 없음' 판정을 내렸다. <사진=뉴시스>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수능에 출제된 124개 문항에 대한 490건의 이의신청 심의 결과 "한국사 14번 문항에 대해 1번 보기 외에 5번도 정답으로 인정했다. 물리Ⅱ 9번 문항에 대해서는 '정답 없음'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사 14번 문항은 '대한매일신보'의 특징과 활동을 묻는 질문으로 평가원은 기존에 1번 보기만 정답으로 제시했으나 이번 복수정답 결정으로 5번도 정답으로 인정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5번 보기를 정답으로 택한 응시생 약 13만5000명이 추가로 정답을 인정받게 됐다. 다만, 주요 대학 입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4년제 대학들은 인문계 3등급(30점), 자연계 4등급(25점) 이내에 들어올 경우 감점이 없다"며 "지난 6월 평가원 모의고사 결과 3등급 이내에 속한 학생이 62%, 4등급 이내에 들어온 학생들이 76.9% 였다. 하지만 4년제 대학 모집인원은 전체 수능 응시생의 52%"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능에서도 해당 과목의 난이도가 앞선 모의평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만큼, 결과적으로 한국사 3~4등급 이내 학생이 4년제 총 선발인원보다 많아 이들 대학 선발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크게 논란이 일지는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정답이 없다고 판정된 물리Ⅱ 과목의 경우, 모두 정답 처리로 평균 점수가 소폭 상승하면서 소수 상위권 학생들의 등급에 다소 영향을 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수차례 출제 오류가 반복되면서 평가원의 출제시스템에 대한 신뢰도에 또 한 번 흠집이 났다. 전문가들은 특히 절대평가로 전환돼 쉽게 출제하겠다는 한국사에 대한 평가원의 평가 방침을 지적했다.
임 대표는 "그동안 수험생들이 한국사 과목을 많이 선택하지 않았던 것은 서울대만 입시 전형에 한국사 점수를 반영, 고득점자들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며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고자 해당 과목을 쉽게 낸다는 취지는 이해하나 이때문에 출제 위원들이 문제 검토 과정에서 심층적인 모니터링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고려해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평가원은 "수능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 교육부와 협의해 '수능 출제오류 개선방안'의 적용 실태를 점검하는 등 출제·검토 시스템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개선사항을 도출, 내년 6월 모의평가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