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내년 기업들의 바이백이 30%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정부가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현금을 본국으로 환입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예상돼 이것이 지난 2004년 때처럼 바이백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골드만은 21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가 기업들에 해외 현금 환입을 장려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들의 바이백이 내년 30% 늘어난 7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1500억 달러, 즉 20%는 해외에서 환입된 현금으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맨해튼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골드만의 예상이 맞는다면 지난 20년간 두 번째로 바이백은 S&P500 편입 기업들의 현금 사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 정부가 기업들이 해외에 보유한 현금자산을 본국으로 환입하는 대신 세금을 깎아줬던 지난 2004년 사례를 근거로 한다. 기업들은 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오면서 2004년과 2005년 바이백을 각각 84%, 58%나 늘렸다.
올해 들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대기업들은 바이백을 확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이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주식시장을 지지했다고 평가한다. 기업들이 바이백을 실시하면 주식 공급량을 줄이고 주당 이익을 개선해 주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드만은 올해 주주 환원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들의 주가가 8% 올랐지만 자본지출을 늘리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한 기업들의 주가가 18% 상승했다면서 바이백의 주가 영향력이 제한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모간스탠리는 2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기업들의 해외 현금 환입 가능 금액이 일부 과장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 모간스탠리는 “종종 거론되는 2조5000억 달러의 현금 환입은 기업들이 일반회계(GAAP) 기준상 영구적으로 해외에 재투자한 해외 누적 매출을 의미한다”면서 “이중 현금화하거나 유가 증권화 할 수 있는 것은 약 40%, 1조 달러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