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역외 환율 움직임 투기적"…링깃화 변동성 우려
[뉴스핌= 이홍규 기자]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해외 은행들에게 역외 선물환 거래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규제 당국의 시장 개입에 대한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말레이시아 네가라 은행의 무하마드 이브라임 총재는 지난 18일 연설에서 링깃화의 역내 개장 환율에 역외 가격을 반영하는 국내 은행들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경고하며 "시장은 과도하게 링깃화 가격을 산정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또 "역외 시장의 불투명함이 역내 시장의 금융 안전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며 역외 링깃화 투기 거래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이 같은 조치와 발언을 내놓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시장에 나타난 달러화 강세에 따른 링깃화의 가파른 변동성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 18일 역외 선물환 시장에서 달러/링깃 환율은 4.5395링깃을 기록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해외 투자자들은 갑작스러운 역외 거래 중단 요청 소식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해외 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 엑시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링깃을 달러랑 교환하려면, 고객이 역외 시장과 관계되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해외 펀드매니저들은 이 같은 조치로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국채는 해외 투자자들이 전체 국채의 36%를 보유하고 있을만큼 인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말레이시아 국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더이상 국채 투자에 대한 환헤지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번지고 있다.
한 외국인 투자자는 "중앙은행의 움직임이 이상하다"며 "말레이시아의 국채 시장은 이제 막 제 기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의 무하마드 이브라임 총재는 "링깃화의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에 대한 역내 헤지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