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현 기자] 각종 특혜와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개발사업에서 인허가 비리가 사실로 확정될 경우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인허가 비리가 사실로 밝혀지면 인허가 기관인 부산광역시가 사업 자체를 취소하거나 주택을 지을 수 없도록 인허가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엘시티는 약 1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건물이 10층 이상 지어진 상황이다.
이 같은 우려감에 따라 엘시티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급감했다.
엘시티 조감도 |
15일 부산광역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에 대한 인허가 비리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업 자체가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 관련 전문 한 변호사는 “수사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엘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심각한 하자가 있다면 사업 자체를 취소하거나 주거시설을 지을 수 없도록 인허가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상 해안 쪽 부지는 아파트를 지을 수 없었다. 실제 포스코건설에 앞서 시공사로 선정된 대우건설은 아파트를 지을 수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공권을 반납하기도 했다.
하지만 엘시티는 인허가 과정에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환경영향평가는 전혀 없었고 교통영향평가도 한 번만 열려 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만약 인허가 과정에서 비리가 사실로 확인되면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사업이 취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미 분양률이 80%를 넘고 실제 공사가 10% 이상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규모 주택사업이 아닌 엘시티와 같은 대규모 사업에서 인허가 비리가 밝혀진다고 해서 사업이 취소된 사례는 없다.
부산시도 사업 취소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이뤄졌고 지난 2010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큰 문제점을 지적받지 않았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인허가 비리 문제를 제외하면 엘시티 사업은 별다른 문제 없이 추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수위급 건설업체인 포스코건설이 책임 준공을 맡고 있어서다. 책임준공은 시행사가 도산하는 경우에도 시공사가 사업을 물려받아 시공을 마친다는 의미다. 엘시티 실소유자 이영복 청안건설 대표가 검찰수사로 인해 파산하더라도 엘시티는 포스코건설이 사업을 물려받아 계속 추진하게 된다.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대규모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을 할 때 시공사들이 책임준공을 맡는 경우가 많다”며 “엘시티 사업 분양대금과 PF대금은 신탁사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정된 공사비는 전혀 문제없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시공사가 부도나 사업이 중단되더라도 수분양자들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된 아파트와 레지던스 모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수분양자들은 공사가 중단되거나 사업이 취소되더라도 HUG로부터 계약금와 중도금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HUG 관계자는 “분양 사고가 발생하면 정상적인 계약자는 의향에 따라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분양자들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지난 7월 엘시티 사업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이후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급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6월까지 분양권 거래건수는 총 214건으로 월 평균 23.77건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7월 12건으로 반토막이 난 후 8월 6건, 9월 3건, 10월 2건으로 엘시티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크게 줄고 있다.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은 미포지구 6만5000㎡에 101층 건물을 포함해 아파트 882가구, 레지던스(분양형 호텔) 561실, 6성 호텔, 상가 등을 짓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2조7000억원이다. 현재 아파트 계약률은 85%, 레지던스는 45%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