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임종룡 주재 해외IB간담회…"시장동향 파악" 총력
[뉴스핌=김연순 기자] 시장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선을 빚으면서 금융당국도 시장동향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임종룡 위원장 주재로 해외IB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시장 후폭풍에 대한 진단에 나선다.
10일 정부 및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주관 하에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해외 IB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최근 시장 동향과 향후 시장 영향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어제 긴급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시장이 흔들리는 건 일시적일 것이라는 데 공감을 했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임종룡 장관 주재 하에 해외IB 회의를 통해 단기적인 시장 영향 등을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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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긴급 금융시장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금융위> |
동시에 금융당국은 해외 주요 IB, 국제신용평가사 등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분석 자료를 넘겨받고 현황파악과 분석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금융시장상황 점검' 핵심 관계자는 "현재는 주요 기관들을 통해 (금융시장에 대한) 자료를 받아보고 이를 토대로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기관을 명시하긴 어렵지만 해외 IB들과의 미팅계획도 줄줄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IB들도 아직 명확하고 깔끔하게 (시장상황을) 해석하고 있는 곳은 없다"고 전했다.
국내외 증시는 트럼프가 당선 유력 상황에선 폭락했지만 당선 확정 후에는 반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고조되던 지난 9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증시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로 폭락 장세를 연출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모두 휘청거렸고 코스피지수는 전날(9일) 2.25% 급락한 1958.38로 장을 마쳤다. 장중 3% 이상의 낙폭을 보이며 1930선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일본 니케이 지수는 5.4% 폭락했고 홍콩과 대만 증시도 장중 2% 넘는 낙폭을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후 본격적인 거래가 이뤄진 유럽과 미국 증시는 오히려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 역시 2% 가까이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2000선에 다가가고 있다. 일본 니케이 지수도 6% 가까이 급등하고 있고 홍콩과 대만 증시도 강세다. 전날 14.50원 급등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도 이날 10원 가까이 급등하며 1158원선으로 개장했지만 하락 반전하면서 차츰 안정을 찾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에선 트럼프 당선으로 기본적인 시장방향 자체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이나 유럽시장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봤는데, 지금은 약간 시장이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브렉시트 경험에 대한 학습효과, 재정지출에 따른 영향, 헷지(hedge) 등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과연 이 부분만 가지고 시장상황을 해석할 수 있는지, 앞으로도 시장안정이 이어질 것인지 등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미국 대선 전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당선에 따른 두가지의 시장영향 시나리오 두가지를 모두 상정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시나리오와는 달리 금융시장 상황이 종잡을 수 없이 돌아가면서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당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힐러리 당선의 경우 시장 안정 쪽으로 무게를 뒀고, 트럼프 당선시엔 불확실성 확산에 따라 시장이 혼선을 겪을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분석이었다"면서 "예상과 달리 시장 상황이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한 이유와 배경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전날 '긴급 금융위·금감원 합동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 개최하고 향후 금융시장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임 위원장은 대응방향과 관련 "향후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전문가들과 함께 면밀하게 분석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그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등 투자자들이 침착하게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해외 IB, 국제신용평가사, 국제기구 등과의 소통을 강화해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