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어렵죠."
12일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과 관련, 향후 우리경제의 앞길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설상가상, 현대차 파업에 이어 삼성전자가 품질 문제로 홍역을 겪고 있는 휴대폰 신제품 갤럭시노트7 단종을 선언하면서 한국경제가 악화일로다.
한국경제의 명실상부한 '투톱'이라 할 수 있는 두 기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당장 국내총생산의 20%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매출은 각각 200조원, 90조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GDP 1500조원의 20%에 육박한다.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매출로 GDP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며 "부가가치는 그보다 훨씬 못 미친다"고 말했다.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자료=하이투자증권> |
다만, 기업의 신뢰 추락으로 인한 부정적 여파는 정부로서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 사업부문인 IM부문 매출은 약 100조원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이지만, 한 제품에 대한 불신이 퍼져 나갈 경우 그 파급력은 기업 전체에 미칠 수 있어서다.
이호승 국장은 "그게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면서 "(성장률에)플러스 요인은 아닙니다"고 언급했다.
앞서 올해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지난 4월 0.7% 감소 이후 5월 2.0% 증가하며 반등했으나, 넉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감소 영향이 컸다. 자동차(-17.7%), 반도체(-5.2%) 생산이 크게 줄며 광공업생산이 전월보다 2.4% 감소한 것. 이는 2015년 1월 감소폭 3.5% 이후 최대치다.
수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자동차 수출은 26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자동차부품은 160억달러로 5.9% 줄었다.
같은 기간 무선통신기기와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수출도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 23.6% 감소한 191억달러, 159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22%를 차지(2015년 말 기준)하던 자동차(부품 포함)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이 2016년 8월 말 기준 16.1%로 급감했다.
이는 고스란히 전체 수출이 부진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나라의 월별 수출은 19개월째 감소를 이어오다가 올 8월 들어 2.6% 증가로 반전했지만, 한 달 만인 지난 9월 다시 5.9% 떨어졌다.
10월(1~10일) 들어서도 급락세는 여전하다. 자동차 수출이 9월에 24.0%(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데 이어 10월(1~10일 기준)에는 51.9% 급감했다. 무선통신기기 역시 9월 27.9% 준 것에 이어 10월에는 31.2% 감소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두 제품의 4분기 수출 부진이 국내 4분기 수출 증가율을 최소한 3.4%p 정도 낮추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자동차 파업 장기화, 물류 파업 사태에 이은 갤노트 판매 중단 여파가 4분기 국내 수출은 물론 성장률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