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공항 및 쇼핑몰 관광객으로 북새통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명품 쇼핑객들이 영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파운드화가 사상 최저치로 폭락하면서 영국의 명품 가격이 중국이나 미국 등 주요 시장에 비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
루이뷔통 핸드백부터 와인, 전자제품, 자동차까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최대 40%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자 런던 공항에 쇼핑객들이 밀물을 이루고 있다.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런던 공항 <출처=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23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17% 곤두박질 친 데 따라 명품 쇼핑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UBS에 따르면 지난 8월 해외 관광객들이 영국에서 지출한 쇼핑 금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36%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해외 쇼핑객 지출이 각각 20%와 11% 감소한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같은 명품이 중국과 미국, 프랑스에 비해 영국에서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되면서 해외 쇼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1115달러에 판매되는 루이뷔통 핸드백을 영국에서는 802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이는 미국 판매 가격인 970달러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금액이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캐시미어 스웨터는 중국에서 1287달러에 판매되지만 영국에서는 약 40% 저렴한 808달러에 살 수 있다. 프랑스와 미국의 판매 가격 역시 각각 940달러와 995달러로 영국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독일의 비즈니스맨 더크 하만은 런던의 올드 본드 스트리트에 위치한 발렌티노 매장에서 아내와 함께 재킷과 스웨터를 구입했다.
그는 WSJ과 인터뷰에서 “영국의 명품 판매 가격이 이견의 여지 없이 저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웨스트필드 런던 쇼핑몰에는 중국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버버리와 아쿠아스큐텀, 아스피날 등 럭셔리 브랜드를 낮은 가격에 구매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웨스트필드의 마이프 라이언 마케팅 이사는 “중국 관광객들이 평균 10개 품목을 구입한다”며 “지난해에 비해 두 배 늘어났다”고 전했다.
런던 헤드로 공항의 조나단 코언 이사는 면세점의 명품 판매가 눈에 띄게 신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인 7월 명품 보석과 시계 판매가 전년 동기에 비해 16.6%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영국 관광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영국 관광을 예약한 미국인이 지난해에 비해 6% 늘어났고, 인도와 중국 관광객의 경우 각각 11%와 24%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