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유럽 중심 퇴출 및 통폐합 이뤄져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선진국 대형 은행이 세 곳 중 하나 꼴로 생존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구조적 문제가 심각해 경기 회복과 금리인상으로도 경영 정상화와 계속 기업 가치 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다.
이탈리아 은행권의 부실에 이어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선진국 금융권 전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맨해튼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5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은행권 자산 8조5000억달러와 유럽 은행권 자산 3조2000억달러 등 총 11조7000억달러의 자산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선진국 은행의 3분의 1 가량이 펀더멘털 측면의 문제를 해소하기에 지나치게 취약한 실정이라는 주장이다.
IMF는 이날 보고서에서 건강한 금융시스템과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비즈니스 모델과 구조적 측면의 근본적인 변화가 단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전반의 재무구조는 미국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한층 강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수익성 악화가 새로운 난관으로 부상했고, 이는 경기 사이클의 회복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IMF는 주장했다.
또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자산수익성이 온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기 하강 기류 속에서도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영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IMF는 지적했다.
특히 유로존 은행의 순이익은 미국 금융위기 이전인 2004~2006년 평균치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유로존의 부채위기와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 및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은행권 수익성을 강타했고,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또 한 차례 충격을 가했다는 것이 IMF의 진단이다.
이와 함께 미국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은행권에 대한 감독 및 규정 강화 역시 대형 은행의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IMF에 따르면 무엇보다 마켓메이킹과 파생상품 거래 부문의 이익이 위기 이전에 비해 3분의 1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부실 여신에 대한 충당금도 전반적인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대형 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이 11.4% 하락했고, 미국의 경우 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IMF는 이날 보고서에서 펀더멘털이 취약한 일부 은행은 시장에서 퇴출돼야 하며, 전반적인 은행 시스템의 외형이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IMF는 도이체방크에 대해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신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을 종용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