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3분기 9.7% 급등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3분기 마지막 거래일 큰 폭으로 뛰었다. 도이체방크가 미국 법무부와 벌금액을 54억달러로 낮추는 데 합의를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도이체방크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6% 이상 급등, 6개월래 최대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금융권 유동성 경색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진정되면서 뉴욕증시에 훈풍을 몰고 왔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3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64.70포인트(0.91%) 오른 1만8308.15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7.14포인트(0.80%) 상승한 2168.2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42.85포인트(0.81%) 오르며 5312.00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가 9월 1.9% 올랐고, 3분기에는 9.7%에 달하는 랠리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월간 0.5%, 3분기 2.1% 상승했고, S&P500 지수는 이달 0.1% 완만하게 내린 한편 3분기 3.3% 올랐다.
도이체방크의 벌금 감면 합의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불을 당겼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벌금액이 54억달러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도이체방크의 부담이 당초 제시됐던 14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 된다.
여전히 거액의 벌금에 해당하지만 구제금융과 리먼 사태 논란까지 번졌던 리스크가 상당폭 떨어질 전망이다.
새런 캐피탈의 애덤 새런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도이체방크 주식을 매입한 것은 신뢰가 회복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9% 가까이 하락하며 12.8에 거래됐다.
증시 전반의 흐름과 관련, 브루스 비틀스 베어드 전략가는 “위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해 막혔고, 아래로는 기록적인 저금리로 인해 지지를 얻고 있다”며 “증시는 당분간 보합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티브 샤바론 페더레이티드 글로벌 얼로케이션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지난 8년간 선진국 중앙은행이 시장의 신뢰와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차단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이번 도이체방크 사태를 통해 투자심리가 여전히 쉽게 무너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금융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뱅크 ETF가 2% 가까이 뛴 가운데 씨티그룹과 모간 스탠리가 각각 3% 이상 급등했고, 골드만 삭스도 1% 선에서 상승했다.
애플도 0.7% 상승했다. 아이폰7의 판매가 호조를 이루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씨티그룹의 매수 추천까지 호재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소비 지출이 보합을 나타냈다. 이는 0.1%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의 전망에 못 미친 결과다.
국제 유가는 1% 이내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배럴당 48.24달러에 거래됐고, 금 선물은 0.7% 떨어진 온스당 1317.10달러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