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먼 아태소위원장, SWIFT에 북한 접근 차단법 발의
[뉴스핌=이영태 기자] 미국 정부가 북한을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국제 금융거래망에서 북한을 퇴출시키자는 법안이 하원에서 발의됐다.
SWIFT 거래망은 전 세계 대부분의 은행 등 금융기관이 이용하는 국제금융결제체제로, 북한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국제금융거래로부터의 사실상 퇴출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들어가는 외국으로부터의 자금줄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캐피톨힐).<사진=AP/뉴시스> |
맷 새먼(공화·애리조나)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은 28일(현지시각) 북한이 직간접적으로 암호화된 특수금융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2016 북한 접근 차단법'(H.R. 6281)을 발의했다. 이 발의안에는 공화당 일리아나 로스-레티넨, 데이너 로라바커, 민주당 브래드 셔먼 아미 베라 의원 등 9명의 의원들이 공동 서명했다.
앞서 지난 27일 하원 아태 소위 청문회에 출석한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을 국제금융망에서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 법안은 상하원과 대통령 승인을 거쳐 발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러셀 차관보는 청문회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고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한·미·일 3국이 석탄 수출과 북한 근로자들이 해외노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을 포함해 북한 정권의 불법적인 수입원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SWIFT에서 특정 국가를 배제한 사례로는 이란이 있다. 미국과 EU는 2012년 3월 이란에 대해 경제·금융제재를 하면서 이란 중앙은행을 비롯해 30곳을 SWIFT에서 강제 탈퇴시킨 바 있다. 이 조치는 이란 경제를 지탱하는 석유와 가스 수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새먼 의장이 발의한 법안은 북한 조선중앙은행과 북한 핵개발에 연루된 금융기관들에 대금 결제를 위한 은행 간 통신수단을 직접 제공하거나 중개한 개인들을 미국 대통령이 제재하도록 했다.
제재 근거는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이다. 국가비상경제권법은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도운 혐의로 미국 법무부가 지난달 초 기소한 중국 기업 랴오닝훙샹산업개발 제재 당시 근거가 된 법률이다.
법안은 북한 핵 개발에 연루돼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명단에 오른 이들에 대해서도 은행 간 통신수단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북한에 '은행 간 통신수단'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안보리 결의 2094호 11조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처벌 대상은 법안 발효 90일 이후부터의 행위에 대해서다. 하지만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대통령이 제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은 또 기준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제거할 의도가 없는 것이 명백하다"며 조선중앙은행 등이 은행 간 통신수단을 이용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자금을 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국제결제시스템을 해킹해 미 연방준비은행에 개설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에서 8100만달러를 훔쳐간 것으로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