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극심한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생필품 수급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민낯이 현지 국민들의 증언을 통해 다시금 드러났다.
28일(현지시간) CNN머니는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미국의 친인척 및 지인을 방문한 베네수엘라 시민이 지난해 약 50만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시민 멘도사(66) 씨는 최근 화장지와 비누, 치약, 콩, 옥수수 가루, 참치, 마요네즈, 아스피린을 구입하기 위해 뉴욕에 거주하는 딸을 방문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이 기본적인 생필품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멘도사씨는 한 달간 뉴욕 딸의 집에 머물면서 그가 "정상적인 상태"가 무엇인지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렸다는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 멘도사씨는 화장지 없이 7월 한 달을 버텼다. 뒤처리를 위해서는 화장지 대신 페이퍼 냅킨을 사용했다.
멘도사씨는 딸의 집에서 반 블록 떨어진 식료품 마트를 방문해 완벽하게 갖춰진 식품 선반과 푸른 야채를 보고 눈물을 삼키기 위해 애를 썼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기 때문이다.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국경을 넘어 콜롬비아로 향하는 인파 <자료=CNN머니 뉴스 영상> |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경기 침체가 인도주의적 위기까지 번지고 있다. 극심한 식량난과 의료품 부족으로 범죄율은 치솟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뉴욕에 살고있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기술 사업가 비트리즈 라모스 씨는 베네수엘라인들이 나라를 등지는 현상이 "국가 관리가 얼마나 형편없는지에 대한 증거"라고 말했다. 라모스씨는 이미 베네수엘라에서 온 6명의 친구들을 책임지고 있다.
오는 10월 말 베네수엘라 야당은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 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탄원서의 서명을 모은다. 유권자의 20%가 탄원서에 서명하면 내년 초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