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에 컴백한 김하늘과 최지우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MBC> |
[뉴스핌=양진영 기자] 관록의 언니들이 돌아왔다. 수년간 브라운관서 '로코퀸'으로 활약했던 김하늘과 최지우가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를 마쳤다. '로코 장인' 공효진과 '어린 피' 김유정, 아이유를 꺾고 이름값을 할 수 있을까.
김하늘이 지난 21일 KBS 2TV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로 결혼 후 복귀를 알렸다. 로코퀸으로 그간 승승장구해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이상윤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끼는 멜로 연기에 도전한다. 첫 방송을 마친 그는 수목극 2위라는 성적으로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이어서 최지우가 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로 26일부터 시청자와 만난다. 주진모와 호흡을 예고한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법정물과 경쾌한 로맨스 사이를 오가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 현재 월화극 독주 중인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의 기세를 꺾을지 주목된다.
◆ '공항가는 길' 김하늘, 로코퀸서 멜로퀸으로 '공효진 불패신화' 깨고 재도약?
21일 첫 방송된 김하늘의 '공항가는 길'은 7.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회 7.5%의 시청률로 경쟁작 SBS '질투의 화신'에 이어 수목극 2위로 출발했다. 같은 날 첫 방송된 '쇼핑왕 루이'보다 높은 성적을 보였지만 김하늘의 복귀작이라는 기대와 이상윤과 멜로 케미 사이 약간은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이는 다름 아닌 '공항가는 길' 속 김하늘과 이상윤이 기혼자라는 설정이다. 첫 방송 이전부터 '불륜 미화'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드라마는 베일을 벗은 이후에도 이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각자 딸을 둔 부모가 우연히 만나 묘한 감정에 이끌리는 둘의 관계는 현실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준다해도 그 수위에 따라 도덕적인 비난을 받을 위험이 있다.
'공항가는 길'의 김하늘과 이상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또 하나의 우려 요인은 바로 경쟁작의 공효진이다. 몇 년 사이 공효진은 '최고의 사랑'부터 '주군의 태양', '괜찮아 사랑이야', '프로듀사'까지 드라마 불패 신화를 써왔다. 가히 '로코 장인'이라는 남부럽지 않은 수식어를 끊임없이 증명해온 셈. 현재 '질투의 화신'에서도 또 다른 '로코 장인' 조정석과 고경표를 상대로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첫 방송 대비 시청률을 무려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현재 '공항가는 길'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상대다.
그럼에도 '공항가는 길'이 '쇼핑왕 루이'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기에 아역서 첫 성인 연기에 도전하는 남지현과 꼴찌 다툼을 할 걱정은 덜었다. 공효진의 주특기인 '로코'와는 다소 거리가 먼 정통 멜로 장르로 3040 시청층을 집중 겨냥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상대역인 이상윤이 지난해 '두 번째 스무살'로 최지우의 성공적 복귀를 견인한 장본인. 김하늘의 성공적 도약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캐리어를 끄는 여자' 최지우, 김유정-아이유와 맞대결 '언니가 이길까'
최지우는 지난해 '두 번째 스무살'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이어 올해 '캐리어를 끄는 여자'로 주진모와 또 한번 장르를 파괴하는 도전에 나선다. 비슷한 느낌의 법정물 '굿 와이프'가 전에 없던 호평 속에 마무리됐기에 비교는 피해갈 수 없는 상황. 게다가 동시간대 경쟁 상대는 약 20세 정도 나이 차가 나는 김유정, 아이유다.
최지우와 주진모의 호흡은 더없이 신선하지는 않지만, 둘의 연기 경력을 감안하면 모두의 기대를 받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최지우와 마찬가지로 주진모도 지난해 JTBC '사랑하는 은동아'로 죽지 않은(?) 멜로 눈빛을 선보였기에 둘의 케미가 과연 '구르미'의 박보검-김유정을 넘을지가 최대 관심사. 최지우는 "장르가 달라서 나름대로 결과를 받아들 거라 생각한다"고 했지만 주진모는 "묵은지 같은 케미로 승부할 것"이라며 열의를 불태웠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의 최지우와 주진모 <사진=MBC> |
연출의 강대선PD는 '굿 와이프'와 차이를 직접 언급하며 '캐리어'만의 장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굿 와이프'와 법정이 배경으로 등장한다는 것 외에 굉장히 다를 거다. 변호사와 사무장이라는 게 꽤 큰 차이가 난다"면서 "사무장의 자리는 방청석이라 거기가 주 무대가 된다. 일반 법정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찍을 수록 들었다. 굿와이프가 좀 차분하고 진중하다면 저희는 좀 더 밝고 경쾌한 느낌 로맨틱 코미디를 섞어 보여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우의 성공 열쇠 역시 김하늘과 비슷하다. 아이를 둔 엄마로 등장하는 두 여자가 설득력있게 상황을 그려내고 공감을 끌어내는지, 또 경쟁작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장르적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달렸다. 청춘 로맨스 사극 '구르미'와는 확연히 다른 '법정 로코'로 최지우와 주진모는 또 한번 업그레이드 된 평가를 받아들까. 최지우와 김하늘, 두 언니들은 오랜 경력과 잠깐의 휴식기에도 여전히 주연으로 극을 이끄는 톱 여배우다. 과연 그 명성을 재차 증명할지, 모두가 주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