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느린 통화정책 정상화
12월 금리인상 여지↑…중장기 통화정책은 비둘기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지켜본 투자자들은 12월 금리인상 여지가 한층 높아졌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연준이 단순한 가능성을 열어 두는 데 그치지 않고 12월 두 번째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행할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는 판단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하지만 전반적인 긴축 사이클은 역사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느리다는 것이 월가 투자자들의 평가다.
12월 금리인상에 대한 정책자들의 의지가 높아진 동시에 중장기적인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해서는 한층 더 비둘기파에 기울었다는 얘기다.
21일(현지시각) 연준의 회의 결과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도 이를 반영했다.
회의 결과가 공개된 뒤 뉴욕증시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0.7% 올랐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0.9% 가량 오르는 등 장 초반에 비해 상승폭을 확대했다.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0.3% 가량 완만하게 내렸고,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약보합에 거래됐다.
니클라스 노덴펠트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모든 위험자산이 중앙은행의 행보에 전례 없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기업 이익보다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의 뒷받침을 받고 있고, 이날 주가가 완만하게 오른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데이비드 키블 크레디트 아그리콜 채권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장기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연준이 보다 강한 비둘기파 목소리를 냈다”며 “다만 12월 금리인상은 매우 현실적인 카드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첫 금리인상에 이어 오는 12월 두 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된다 하더라도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는 거북이 걸음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달러화 상승에 공격적으로 베팅한 투기거래자들이 작지 않은 손실 리스크를 떠안은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날 연준의 결정은 말하자면 ‘매파 동결’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단기적인 주가 흐름이 10년물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회의 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며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부양책을 확대하는 움직임인 데다 일본은행(BOJ)과 호주중앙은행 등 주요국이 일제히 통화완화에 나선 데 따라 연준의 정책 행보가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날 연준의 점도표에서는 내년 금리인상이 두 차례 이뤄질 것으로 전망, 앞서 제시된 세 차례에서 일보 후퇴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