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총재 "디플레 빠진 것 아냐.. 필요하면 추가 완화"
[뉴스핌=김성수 기자] 일본은행(BOJ)이 지난 3년반 동안의 이례적인 완화정책을 평가하면서, "올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실시한 후 시중 금리가 하락했지만 국채시장에서 유동성이 감소하는 충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BOJ는 21일 금융정책회의를 마친 후 양적·질적 완화책(QQE)에 대한 포괄적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일본은행(BOJ) <출처=블룸버그> |
◆ "정책 한계와 부작용 평가해 대처"
BOJ는 이번 정책결정 회의에서 통화완화책의 틀을 전면 수정하면서 물가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장기금리 목표를 설정하고 또한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통화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입 국채의 평균 만기 목표치를 없애기로 했다.
BOJ는 정책 평가 보고서에서 국채시장 유동성 감소와 관련해 "일본 장기 국채를 사들인 목적은 금리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시장 유동성이 충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국채 매입을 실시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면서도 "다만 매입 규모가 전례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국채 시장의 유동성과 추세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BOJ는 또 "금융회사들이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수익성에 과도한 부담을 받을 경우, 시장 매개체로서 금융회사가 맡는 역할에 잠재적인 위험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대출을 늘리지 못하거나,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더 높이게 되는 경우"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단칸지수나 대출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은행들이 대출을 주도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대출 금리도 하락하면서 금융시장 여건도 더 완화된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직은 금융회사들이 시장 매개체로 맡는 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BOJ는 또한 보험사나 연기금들이 관심을 갖는 장기 국채와 초장기 국채의 금리에 대해 "급격하게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 전반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좀더 폭넓은 측면에서 금융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약화되는 것도 이와 맞물려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구로다 총재 "디플레 아냐.. 물가 목표 달성 위해 계속 노력"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필요하면 기준금리를 더 인하하는 것을 비롯해 추가 완화책을 실시할 여력이 있다"며 "2%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정해진 시점은 없다"며 "정책에 좀더 유연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